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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한다./지구는 위기

지축이 서면 계절이 사라진다

세덕 2013. 3. 25. 13:45

지축이 서면 계절이 사라진다
지축이 서면 계절이 사라진다



과학자들 “짧은 시간 관측… 일부 과장”
수마트라섬 전체 이동說도 사실과 달라

 [조선일보 이영완 기자]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지구의 지축이 흔들리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이 36m 이동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한 번의 지진으로 지구 형태가 변화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일부 과장되게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 지질조사연구소(USGS)의 켄 허드너트 연구원은 27일 “수마트라섬 서쪽의 인도·호주지각판이 오른쪽의 버마판 밑으로 가면서 지각 일부를 남서쪽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지각 충돌이 일어나면 이런 일도 일어난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수마트라섬 전체가 이동한 것은 아니다. 수마트라섬의 대부분은 유라시아 지각판에 속하는 순다(SUNDA) 지각판에 포함돼 있으며,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북쪽 일부만 버마판이라는 소형 지각판에 속해 있다. 따라서 지진으로 인한 지각 변동은 버마판이 속한 지역에 국한되는 일이다. 허드너트 연구원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수마트라섬의 북서쪽 끝 지역이 남서쪽으로 36m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USGS 국립지진정보센터의 스튜어트 시프킨은 “수마트라섬 북쪽 지역은 지각변동에 의해 옆으로 이동했다기보다는 위로 올랐다”고 반박했다. 과학계에도 지진의 여파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허드너트 연구원이 “수마트라섬의 지진을 일으킨 지각판들의 충돌이 지구의 자전축을 미세하게 흔들리게 했다”고 한 주장은 사실일까. 이에 대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짧은 시기에 관측한 결과로 지축이 흔들렸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지구라는 탄성체는 지구 내부의 맨틀 움직임, 바닷물의 움직임, 그리고 지진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며 “그러나 질량이 워낙 큰 물체이기 때문에 지축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축이 항상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박사는 “지축이 기울어진 각도는 4만년 주기로 21.5~24.5도 사이에서 변한다”고 말했다. 현재 지축은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3만년 전 가장 기울어진 24.5도에서 세워지고 있는 단계다. 지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적도는 늘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아 기온이 높고, 우리 나라를 포함한 북반구 지역은 태양에너지의 양이 시기별로 달라져 계절이 생겨나는 것이다. 지축이 바로 서면 계절이 없어진다.
 

(이영완기자 [ yw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