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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잊혀진 역사

중국민에 확산되는 역사 왜곡

세덕 2012. 7. 25. 12:00

 

시론] 중국민에 확산되는 역사 왜곡

서울경제|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입력2012.07.17 18: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분단 이후 반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 단절됐던 대륙과의 관계를 다시 잇고 한중 간의 우호 협력 관계를 새롭게 형성한 지 20년이 됐다. 그러나 10년 전인 2002년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이란 역사 왜곡 작업을 통해 고구려ㆍ발해가 현재의 중국 영토 범위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중국사에 포함시키려는 황당한 논리를 제기했다. 이는 과거 중원의 한(漢)민족이 차지했던 공간보다 훨씬 커진 현재의 중국 영토를 과거로 소급 적용하려는 의도였다.

 

 

 

 

한민족 선사문화·유적 중국화 심각

이후 한중 간의 신뢰와 우호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돼 이와 관련된 중국 측의 활동이 보도되기만 하면 한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의 만리장성 확장 사건도 억지로 편입시킨 주변 민족의 역사유적에 '중국의 장성(長城)'이라는 명칭을 덧씌워 중국화하려는 '장성판 동북공정'인 것이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1994년 북핵 사태와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의 불안정성에 대한 대응 전략 차원에서 시작됐다. 특히 남북한이 하나의 코리아가 될 때 중국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구심점인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바꾸려는 선제적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중화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역사공정은 1990년대 중반 역사연대 상승을 목표한 하상주 단대공정부터 시작됐다. 이를 통해 중국 역사의 상한선을 1,000여년이나 확장한 중국은 다시 중화문명 탐원공정을 통해 '삼황오제'의 신화시대를 역사시대로 바꾸는 작업을 수행했고 비슷한 시기에 동북공정을 함께 진행했다.

이후 요하문명론ㆍ장백산(백두산)문화론 등 우리 민족과 직접 관련된 역사공정이 진행돼 현재 이론화를 마무리했다. 중국의 역대 왕조가 장백산을 포함한 만주 지역을 관할해왔다며 비파형 동검, 고인돌 등 중국과 확연히 차이 나는 우리 민족의 신석기ㆍ청동기 문화까지 중국 문명의 일부로 편입한 것. 백두산 일대에 대한 한반도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간도 문제 등 영토 분쟁의 단초를 제거, 남북 통일이 되더라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한민족의 역사를 중화민족의 것으로 만드는 이론적 역사 왜곡에 한발 더 나아가 관련 유적과 도시에 대규모 박물관, 광장, 상징 조형물 등을 만들어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만리장성 확대, 발해광장ㆍ공원 조성, 고구려 산성인 용담산성에 중국적 분위기의 역사공원을 조성한 것 등이 그 예다. 이는 논쟁이 가능한 중국의 '한국 역사 지우기'와 '중국적 역사 만들기'라는 기왕의 학술적 왜곡과는 성격ㆍ차원이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세계가 공감하는 역사논리 만들어야

중국은 이 같은 상황이 자국에 독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중국의 역사는 끊임없는 분열과 통일의 역사였다. 현재 통일된 중국의 모습은 긴 역사의 틀에서 보면 한순간의 역사다. 따라서 중국이 반대의 경우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때 중국이 현재 주장하는 논리를 역으로 당하지 말란 법이 없다. 무엇보다 중국은 공존의 의미를 새기고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주변국도 공감할 수 있는 역사 해석과 국가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대국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우리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중국의 선제적 역사 왜곡에 수세적으로 대책만 마련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사 논리와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중장기적 학술 연구와 인력 양성, 역사교육 강화, 세계가 공감하는 역사 논리 구축 등 국가 차원의 대응이 요청된다.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http://media.daum.net/editorial/opinion/newsview?newsid=20120717180527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