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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인간처럼 죽음을 슬퍼한다

세덕 2012. 10. 19. 12:54

동물도 인간처럼 죽음을 슬퍼한다



동물도 인간처럼 죽음을 슬퍼한다 침팬지를 통해 살펴본 ‘죽음의 한 연구’ 2010년 05월 07일(금)

사타 라운지 노자(老子)가 죽었을 때 친한 벗인 진일(秦佚)이 문상을 왔다. 그런데 진일은 세 번만 목 놓아 울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노자의 가족과 제자들이 떠들썩하게 통곡하며 슬퍼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노자의 제자가 진일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진일은 “그는 어찌 사람을 그리도 단단히 매어놓았는가”라며 탄식했다. 즉, 노자가 생전에 그의 가족과 제자들한테 삶과 죽음의 진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장자(莊子) 역시 죽음에 대해 매우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평생을 함께 산 아내가 죽자 장자는 돗자리에 앉아 대야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그 태도를 야속하게 여긴 친구가 따져 묻자 장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가 왜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나 아내의 죽음은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가 슬퍼하고 울면 자연의 이치를 모른다는 말이 된다.”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는 죽음에 대해 육신의 옷을 벗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인간이란 육신에 잠시 머무는 여행자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죽음은 생명의 순환시스템

과학적인 시각에서 봐도 죽음이란 하나의 종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낡은 몸의 원기를 되찾게 하는 생명의 순환시스템일 뿐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죽음에 대한 객관적 시각일 뿐 막상 주위의 죽음을 놓고 초연하기란 매우 힘들다. 이처럼 타인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애도하는 복잡한 감정 상태를 보이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다.

동물의 경우 방금까지 함께 뛰놀던 동료가 없어져도 그 사실을 잘 의식하지 못한다. 동물은 현재를 기준으로 몇 분 앞뒤만을 기억하고 의식하며, 순간순간을 살 뿐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람은 전기적(傳記的)인 삶을 사는 데 반해 동물은 생물학적인 삶을 산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전기적인 삶 vs 생물학적인 삶

하지만 동물의 경우에도 동료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는 듯한 행동들이 종종 목격된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죽은 동료를 위해 까마귀들을 쫒아내는 청솔모의 동영상이 올라와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보도블록 위에 청솔모 한 마리가 죽어 있는데 그걸 보고 까마귀들이 몰려들자 동료인 듯한 청솔모 한 마리가 다가와 꼬리를 세우고 결사적으로 시체를 지키는 장면이다.

로드킬을 당한 동료의 시체 주변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개들의 감동적인 사연도 종종 뉴스를 타곤 한다. 이처럼 동료의 죽음에 대해 특별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행위는 개를 비롯해 코끼리, 까치, 까마귀 등의 많은 동물군에서 목격된다.

이태 전 동해에서 이동하는 참돌고래 무리 중 한 마리가 배를 보이며 뒤집어지자 동료들이 밑에서 위로 떠받쳐 바다 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이 촬영돼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결국 그 고래가 죽어 바다 밑으로 가라앉자 동료 돌고래들도 바다 속으로 잠수하여 그 주위를 한참 맴돌다 길을 떠났다.

죽음에 슬퍼하는 침팬지

그럼 인간과 겨우 1% 정도의 유전자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진화 역사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인 침팬지는 동료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이에 대해 지금까지 연구되지 않은 희귀한 두 가지 연구사례가 지난 4월 27일자 ‘커렌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되었다.

영국 스털링 대학의 연구팀은 사파리파크에서 살고 있는 나이 많은 암컷 침팬지의 최후를 비디오에 담았다. 그 결과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그 침팬지가 죽는 날 특히 많은 동료들이 다가와 쓰다듬고 어르는 모습을 보인 것. 또한 침팬지가 죽은 후 동료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지만 죽은 침팬지의 딸은 밤새 곁을 지켰다.

다음날 사파리의 관리인이 와서 죽은 침팬지를 치운 후 며칠 동안은 그 침팬지의 자리에서 다른 침팬지들이 잠을 자지 않았다. 그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두 번째 사례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이 야생에서 사는 어미 침팬지들이 새끼의 죽음에 대한 반응을 관찰한 연구였다. 침팬지 어미들은 새끼의 시체가 완전히 말라버렸어도 몇 달 동안 업고 다니며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살피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침팬지 어미들은 조금씩 다른 침팬지들에게도 자신의 죽은 새끼를 만지는 걸 허용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를 볼 때 어미가 죽은 새끼를 업고 다니는 건 새끼의 죽음을 몰라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서서히 새끼를 떠나보내는 과정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여태까지 동물들이 죽음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건 어찌 보면 인간의 오만이 빚어낸 오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