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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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도는./증산도 입도 수기

‘작은 개벽’을 본 느낌

세덕 2013. 5. 14. 12:48

‘작은 개벽’을 본 느낌

‘작은 개벽’을 본 느낌

 
 김영배_전주 덕진도장
 
 
 물질만능주의 세상의 울타리에 갇혀 살아오면서 가치관이 무너져 가고 있는 현실을 볼 때마다 너무나 혼란스러워 사람들은 말세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런 말을 생각하면 지금 이 시점이 종교단체나 여러 예언서에서 말하는 ‘그때’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옛 성인들의 예언이나 개벽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언론을 접할 때도 시사 프로나 다큐멘터리 혹은 미스터리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이런 때에 우연치 않게 전주 덕진도장 김덕길 포정님께서 덕진 체련공원에서 여러 예언들에 관한 내용과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과 관련한 개벽 패널 전시를 하고 계셨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눈에 바로 들어왔고, 볼수록 개벽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갔습니다.
 
 순간, 뭔가 진실을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고 이곳을 통하면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정님께서 개벽에 관한 책자를 많이 갖고 계셨는데, 그중 『이것이 개벽이다』 상권을 빌려 주셨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 책 읽는 걸 즐겨하지 않던 저였지만, 개벽책만은 이틀이 안 되어서 다 읽고 한번을 더 읽었습니다. 이후로 여러 책자들을 빌려 읽으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책을 제일 열심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들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구가 사계절로 돌아가는 것과 똑같이 우주도 사시로 순환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구 1년에서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초목 농사를 짓듯이, 우주에서 인간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온 목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으며, 그 순간 삶에 대한 번민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우주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로 개벽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에는 사람이 곡식을 추수하듯이 우주에서 사람을 추수할 때 잘 익은 열매 인간만을 골라 추수하는데, 그 주체가 상제님이고 그 일을 하는 천지의 대역자가 인간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또 천상에 계신 조상 신명은 물론 수많은 신명들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 한민족이 조상을 모셔온 문화나 예로부터 신교에서 삼신 상제님을 받들어 온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는 미신이라 치부하며 지내 왔지만 어렸을 적에 할머니께서 아침마다 정지(부엌)에서 정한수를 떠놓고 삼신을 찾으며 빌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이 어떤 건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조상님과 부모님을 어떻게 공경해야 되는지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입문하고 보름이 지난 지난 8월 3일이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청수를 모시고 수행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내가 전화받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새벽 2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시골 부모님께서 살고 있는 집에 물이 들어와서 난리가 났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행을 마치고 아내에게 말을 전해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7시 30분에 시골집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때까지도 비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시골로 향하는 길 곳곳에서 산사태가 나 도로가 유실돼 길이 막혀 버렸습니다. 길을 돌고 돌아서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를 5시간만에 그것도 고향마을이 아닌 4km 떨어진 아랫 동네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차를 세워두고 고향 마을까지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길은 산사태로 인해 흙으로 온통 뒤덮여 있어 올라가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논들은 거의 반 이상이 물살에 휩쓸려가 버렸고 어렵게 마을에 도착해보니 그야말로 눈뜨고 볼 수 없는 형국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농경지 70~80%가 유실 매몰되어 있고 마을 안은 더욱 처참했습니다.
 
 산사태로 집이 형체도 없이 쓸려가 버린 곳도 있었고, 비가 그친 지 5시간이 지났지만 물은 계속해서 마을을 휩쓸고 있었습니다.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냇물이 막혀서 집 앞 골목으로 물길이 새로 나 있었습니다. 집집마다 담장이 무너지고 물살에 집이 통째로 무너진 집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집들이 방안까지 물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저녁때쯤 되어서 굴삭기가 와서 물길을 바로잡고 난 한참 후에야 물이 빠진 마을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무너진 집들하며 집집마다 마당에 1m씩 쌓인 토사하며 방 앞에 쌓여있는 뻘흙. 골목마다 쌓여있는 토사와 쓰레기들, 여기저기 널려있는 차량과 농기계들, 윗마을에서 떠내려오다가 무너져 가고 있는 마을 방앗간 벽에 걸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람까지… 6.25전쟁 때 융단 폭격을 받은 서울 시내도 이 정도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개벽 때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야말로 개벽 때는 이것보다 더욱 참혹한 모습일텐데…. 이 순간 ‘작은 개벽’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개벽이 뭔지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고 죽어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니 정말로 가슴이 미어지고 온몸이 떨렸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면 시답잖게 듣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사람들,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까?
 
 처음 증산도를 알고 개벽을 접했을 때 불같이 일어났던 삶에 대한 욕망.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겠다던 욕망. 지금 그 불같았던 욕망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상제님 진리 말씀 공부하고 청수 올리고 기도하며 수행에 정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