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美중부 초강력 토네이도 강타…사망자 100명 육박 본문

세상이 변한다./지구는 위기

美중부 초강력 토네이도 강타…사망자 100명 육박

세덕 2013. 5. 21. 18:12

美중부 초강력 토네이도 강타…사망자 100명 육박

美중부 초강력 토네이도 강타…사망자 100명 육박

 


20일(현지시간) 토네이도가 미국 오클라호마주 남서부 무어의 한 주택가를 스치고 간 흔적이 선명하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州)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최소 91명이 사망했다. 토네이도 피해가 가장 컸던 무어에서는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날아가는 등 지역이 아수라장이 됐다. /사진=뉴욕타임스 동영상 캡처







거리가 통째로 사라졌다. 자동차들은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건물 벽이나 지붕 위에 찌그러진 채 내려앉았다. 학교 건물이 무너져 아이들이 깔리고, 식당들이 들어서 있던 대형 건물은 형체도 없이 무너져 폐허만 남았다.

봄철과 초여름 미국 중남부 평원에 나타나는 계절성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 주를 강타했다. 20일 오클라호마시티와 그 외곽의 무어 지역은 토네이도로 초토화됐으며 최소 91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토네이도가 무어 시내 중심가의 초등학교 2곳과 병원, 극장 등을 휩쓰는 바람에 사망자가 늘었다. 특히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초등생 20명 이상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무어 주변은 집도, 길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붕괴된 플라자타워 초등학교와 브라이어우드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들은 자녀를 찾으며 발을 굴렀다. 토네이도가 들이닥쳤을 때 플라자타워 초등학교에는 교사와 학생 75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어우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몸으로 아이들을 감싸 학생 3명을 구했다. CNN방송은 무너진 학교 건물에서 아들을 찾으며 절규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비췄다. 오클라호마시티 경찰국의 게리 나이트는 “한 동네가 아예 사라져 평평해졌다, 완전히 쓸려나갔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욕조에서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있던 덕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곳에 위치해 있던 영화관은 간판과 전면부가 날아가버렸고, 옆에 있던 레스토랑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 극장 부근에 있던 무어의료센터도 건물 벽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환자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집들이 불에 탔고 고속도로는 바스라진 차들로 가득해 통행이 중단됐다. 현지 언론의 한 기자는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무어 시내 피해현장까지 2시간 동안 걸어서 이동했다고 전했다.

토네이도가 강타한 순간 일부 지역에서 TV 유선방송이 중단되고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일도 있었다. 도로가 막히면서 피해지역 접근이 어려워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 또 민간전력회사 시설이 고장나 3만8000가구에 일시적으로 전기가 끊겼다. 파괴된 주택이 300채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토네이도는 경보가 발령되고 16분 뒤인 오후 2시56분에 지상에 도달, 36km를 이동하며 약 40분 동안 도시를 훑었다. 통상 ‘토네이도 워치(경계령)’가 뜬 뒤 경보가 발령되는데, 이날은 경보 뒤 몇분 지나지 않아 토네이도가 시내로 들이닥쳤다. 주민들이 미쳐 대피할 시간이 없었던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폭풍의 중심 주위를 맴돌며 부는 토네이도는 일반적인 회오리바람보다 규모가 커서 때로는 지름이 수백m에 이른다. 속도와 규모는 편차가 심한데, 미 기상당국은 토네이도를 0~5등급으로 나눠 구분하고 있다. 5등급이 최고등급인데, 이번 토네이도는 그 아래단계인 4등급의 위력을 가졌다. 5등급 토네이도는 기차를 감아올릴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 중부 내륙에서는 이날까지 닷새째 연이어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큰 피해를 입은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특별팀을 피해지역에 파견해 이재민 지원작업에 들어갔다.

<노먼(오클라호마)/임소정기자,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