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시대에는 빙기와 간빙기가 있었다.
유고슬라비아의 수학자 밀란코비치는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가 지구의 공전과 자전 운동에 의해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과거 기후변화를 해명하는 최근 연구로, 그의 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에 흥미를 가진 밀란코비치
몇 개인가의 지질학적 증거를 통해, 과거에 지구 전체가 한랭 기후가 되어 고위도나 산악 지대에 빙하가 넓게 분포했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그것은 '빙하시대'라 불리고 있다.
빙하 시대로는 지금부터 약 3억년 전의 고생대 석탄기에서 페름기에 걸친 것, 지금부터 약 6억년 전의 선캄브리아대의 것이 알려져 있다.
빙하 시대라고 해도 그 전체 기간을 통해 기후가 한랭했던 것은 아니다. 제4기 빙하 시대의 연구로 빙하시대 사이에도 한랭화가 심했던 시기와 현재 정도로 온난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이확인되고 있다. 전자를 '빙기', 후자를 '간빙기'라고 한다.
과거 약 65만 년 사이에 대하여 말하면 약 65 만 년 전 무렵의 권츠 빙기, 약 50만 년 전 무렵의 민델 빙기, 약 40만 년 전에 시작되는 리스 빙기, 약 10만년 전에 시작되는 뷔름빙기의 4개의 빙기와 각각의 빙기 사이에 3개의 간빙기가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뷔름빙기가 사라진 것은 지금부터 약 1 만 년 전이다. 따라서 현재는 뷔름 빙기에 이어지는 제4의 간빙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이다.
뷔름빙기 중에서 가장 추웠던 것은 지금부터 약 1만 8000년 전이고, 그 무렵의 기온은 현재보다 5~10℃ 낮았다. 기온이 낮으면 바닷물의 일부가 얼음이 되어 육상으로 옮겨 가기 때문에 해수면이 낮아진다. 지금부터 약 1만 8000년 전의 저온기의 해수면은 현재보다 100m 이상 낮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빙하시대 동안에 수만 년의 사이를 둔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가 일어난 것은 어떠한 작용에 의한 것일까? 그것에 대하여 현재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되는 이론을 제안한 사람은 수학자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tch)이다.
밀란 코비치는 1875년에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다.
오스트리아의 빈 공과 대학에서 학위를 딴 그는 유고슬라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베오그라드 대학의 응용 수학 교수가 되어 그 곳에서 이론 물리·역학·천문학을 가르쳤다. 1911년 무렵부터 그는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 문제에 흥미를 가졌다.
1914년에는 그 때까지의 결과를 정리하여 '빙하 시대에 관한 천문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수만년 동안에는 지구 궤도의 형태나 지축의 기울기가 변한다. 그것이 지구상에 입사하는 일사량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래서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가 일어난다는 것을 그는 이 논문에서 주장하였다.
논문을 발표한 1914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 후 오랜동안 이 논문은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채 있었다. 세계 대전이 일어난 직후에 밀란코비치는 오스트리이·헝가리 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로 수용된 독방 안에서 그는 자신의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계산을 계속하였다. 얼마 안 있어 해방되고, 대전 중에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 머물러 있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시 베오그라드로 와서 연구를 계속하였다.
이렇게 하여 1920년에 '태양 복사로 생기는 열 현상에 관한 수학 이론'이라는 제목을 붙인 프랑스어 논문을 파리에서 발표하였다. 이 논문에서 그는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의 일사량을 과거로 거슬로 올라가 계산하여, 앞에서 말한 지구의 천문학적 변동이야 말로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였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관계하는 3요소의 주기적 변동
밀란코비치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그림 1을 잘 살펴보자. 이것은 자전하면서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는 지구의 운동을 나타낸 그림이다. 지구의 공전 궤도면을 황도면이라고 한다. 잘 알고 있듯이 황도면과 지구의 적도면은 일치하지 않고 약 23.5˚의 각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지구의 중심을 통과하는 황도면의 수선(수직선)과 지구의 자전축 역시 23.5˚의 각도를 이고 있다. 이 각도를 궤도 경사각이라고 한다.
자전에 의해 하루의 순호나이 생긴다. 또 23.5˚의 기울기를 유지한 채의공전 운동으로 1년의 순환이 생긴다. 그것 역시 그림 1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그림의 하지에 해당하는 위치에서는 태양이 북회귀선상에 와서 북반구가 여름, 남반구가 겨울이 되는 것이다. 계절에 따라 밤 하늘에 보이는 별이 달라지는 것도 지구의 공전 때문이다. 이를테면 동지 무렵에는 태양이 궁수자리 방향에 있다. 그래서 궁수자리의 별은 태양과 보조를 맞춘 일주 운동을 하고, 태양과 함께 떠올랐다가 태양과 함께 진다.
즉 이 부근에 있는 별은 낮에는 태양 빛에 압도되어 보이지 않고, 밤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동지 무렵의 밤 하늘을 장식하는 별은 태양이 하지 무렵에 있던 위치(쌍둥이 자리 부근)의 별이 된다.
앞에서도 서술했듯이 현재의 지구 궤도 경사각은 약 23.5˚이다. 그러나 지질 시대를 통해 이 경사각이 일정했던 것은 아니고, 21.5˚와 24.5˚ 사이를 변화하였다. 변화의 주기는 약 4만년이다. 지구의 궤도는 타원형을 하고 있다. 그 타원 궤도의 편평률(이심률)은 일정하지 않고 지질시대를 통해 0과 어떤 최대치 사이를 변화한다. 편평률이 0이라면 궤도는 원이 되고, 편평률이 최대일 때는 궤도는 가장 짜부라진 타원이 된다. 이와 같은 궤도의 편평률 변화의 주기는 약 10만년이다.
이처럼 궤도 경사각이나 편평률이 바뀌는 것은 태양만이 아니라 목성과 그 밖의 행성, 달 등도 지구에 인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달이 지구 적도 부분의 부풀어오른 곳에 작용하는 인력에 의해 지구의 자전축은 항상 공간(친구)에 대하여 완만하게 그 방향을 바꾼다. 기울어져 돌고 있는 팽이의 축처럼 자진축은 어떤 원추면 위를 주기적으로 돈다.
이 변화는 세차라 불리며, 그 주기는 약 2만년이다. 세차의 모습이 그림 2에 나타나 있다.
그림의 황도축은 황도면에 대한 수선을 나타낸다. 지구의 자전축은 그 수선 둘레의 원추면상을 이동한다. a를 현재의 자전축이라고 하면 지금부터 약 1만년 후의 좌전축은 b, 약 2만년 후의 자전축은
다시 a가 된다. 이 약 2만 년은 앞에서 언급한 세차 운동의 주기이다.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는 지구상 지점의 일사량 변화에 의한다.
여기서 설명한 지구 궤도의 경사각(주기 약 4만년)과 지구 궤도의 편평률(주기 약 10만면)의 변화와, 지구 자전축의 세차 운동(주기 약 2만년)은 모두 지구상 지점의 태양 일사량에 변화를 일으킨다. 지금까지 서술한 것에서도 추정할 수 있듯이 지구의 궤도 경사각이 커지면 커질수록 일사량의 계절 변화나 위도에 의한 변화가 커진다.
지구 궤도의 편평률이 커지면 커질수록 지구의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따라서 일사량의 계절 변화도 커진다. 그림 2에 나타난 것처럼 세차운동에 의해 지구의 자전축이 a와 같은 기울기를 하고 있을 때에는, 지구에서 보아 태양이 쌍둥이자리 방향에 있을 때가 북반구의 여름이다.
이처럼 지구 궤도의 경사각 및 편평률의 변화와 세차 운동은 모두 지구상 지점의 일사량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 일사량 변화로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가 일어난다고 밀란코비치는 주장했던 것이다.
반복하여 서술한 지구의 공전 및 자전에 관계한 세 가지 요소의 시간적 변화와 그것에 수반하여 일어나는 지구상 지점에서의 일사량의 변화는 엄밀한 천문학적 계산으로 더듬을 수 있다. 길고도 무료한 계산을 하여 밀란코비치가 얻은 결과가 그림 3으로 나타내져 있다. 이것은 북위 65°지점에서의 여름의 일사량이 시대와 함께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나타낸 그리프이다.
그림의 가로축은 연대로서 이를테면 20은 현재부터 20만년 전을 나타낸다. 새로축은 그 때의 북위 65°점에서의 일사량을 현재의 위도로 바꿔 나타낸 것이다. 이를테면 지금부터 23만 년 전의 북위 65°지점에서의 여름의 일사량은 현재의 북위 77.5°에 해당한 크기였다. 특히 그 무렵에는 북위 65°지점에서의 일사량이 현재보다 훨씬 작았다. 만일 그렇다면 그 무렵은 빙기였던 것은 아닐까라고 밀란코비치는 생각했다.
해저 퇴적물의 연구에서 밀란코비치 설이 재평가되었다.
1976년에 밀란코비치의 생각을 논증하는 논문을 미국의 베이즈(1933~)등이 발표하였다.
그들이 사용한 데이터는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양의 수심 약 3000m에서 채취한 해저 퇴적물이었다.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얻어진 해저 퇴적물에는 대륙의 침식에 의한 암설의 영향이 작다. 퇴적물의 퇴적 속도는 1000년에 3cm를 넘어 매우 크다. 조사된 기간은 과거 약 45만년에 걸쳐 있었다.
그들은 해저 퇴적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유공충의 종류에 주목하였다. 해수면 가까이에 살고 있는 유공충은 바닷물의 온도가 약간 달라지는 것만으로 그 종류가 바뀐다. 바닷물의 온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저온에 적응한 유공충의 비율이 보다 커진다.
유공충 껍데기는 석회질이어서 해저에 퇴적한 유공충의 사체는 그대로 보존된다. 보다 새로운 시대의 퇴적물일수록 보다 위에 퇴적되기 때문에 채취한 해저 퇴적물을 아래에서 위로 더듬으면 그것이 그대로 연대 순으로 되어있다.
이것과 각층마다의 저온에 적응한 유공충의 비율에서 우리는 과거의 바닷물 온도 변화를 더듬을 수 있다.
이처럼 하여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들은 가로축에 연대, 세로축에 저온에 적응한 유공충의 비율을 취한 그래프를 그리고, 그 그래프의 '주기분석'을 하여 어떠한 주기의 변화가 두드러지는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얻어진 것이 주기 약 2.3만년, 4.1만년 및 10만년의 변화였다.
이들은 각각 앞에서 서술한 자전축의 세차운동, 지구 궤도의 경사각 및 편평률의 변화에 대응한 주기이다. 이러한 일이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결과는 빙기와 간빙기의 교대에 관한 밀란코비치가 주장한 이론이 옳음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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