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도전』이 이렇게 실감나고 재미있어도 되는 겁니까?“ 본문

증산도는./증산도 입도 수기

“『도전』이 이렇게 실감나고 재미있어도 되는 겁니까?“

세덕 2012. 3. 20. 13:45

“『도전』이 이렇게 실감나고 재미있어도 되는 겁니까?“
 
 
 마달숙(40세) / 미국 엘에이 도장 / 도기 139년 6월 28일 입도
 
 
 
 통달하되 거짓은 없어야
 제 이름만 보면 여자 이름 같지요? 남자니까 웃지 마세요. 이름만 말하면 다들 웃더라고요. 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통달할‘달’에 맑을‘숙’자로 이름을 지으셨고, 이유는 통달을 하되 거짓이 없고 맑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이름대로 살지는 못했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것도 없었고 또 삶이 그렇게 맑을 수만은 없나 봅니다. 그래도 이름처럼 살려고 무척 노력하는 편입니다. 어려서부터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여건이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배우고 싶은 걸 다 배웠으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릴 때는 건방진 모습도 있었고, 학교 공부가 저와 맞지 않았어요. 외우는 것만 잘하면 되는 그런 공부에 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배워서 힘이 되는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배워서 힘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나’를 찾는 공부입니다. 학교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공부지요.
 


 
 ‘참 나’를 찾아서
 중학교를 졸업하자 더 이상 학교는 저에게 무의미한 곳이 되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어디를 가나 나쁜 면만 보이기에‘세상 잘못 태어났나?’하는 생각에 적응을 잘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 지원했습니다.‘ 멋지게 군대에 가보자!’하고 지원한 군대 역시 생각과 달랐습니다. 밥주걱 하나 잃어버렸다고 모래장에서 하루 종일 뺑뺑이 뛰게 하였습니다. 무척 심기가 불편했지만 그래도 꾹 참고 지냈습니다. 30개월 하고 하루 지나 제대를 했습니다.
 
 제대를 한 후에도 세상은 변함이 없더군요. 나는 사회의 낙오자인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오로지 제 눈에는 속고 속이는 세상의 나쁜 면만 보였습니다. 속이지 않고‘참 말’하고 살 수 있는 좋은 직업은 없을까? 그래서 막노동도 해보았습니다. 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결과는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계산만 정확히 하면 될 것 같은 회계학을 공부하였습니다. 하면 할수록 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내가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이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참 스승’을 찾아서
 그게 아마 20년 전쯤이던가요. 그 이전부터일 수도 있고, 제 마음 속에는 항상 뭔가가 부족했습니다.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을 찾기 위해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참 오래도 찾았습니다. 책도 많이 읽었지만 결국 남는 건 없었습니다.
 
 기독교도 의문이 들고, 무조건 믿고 따르라는 가르침에 이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10년 세월 아깝게 보내고 나서, 불교에도 좋은 말들이 많았기에 염불 할 마음도 가져 보았습니다.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괜찮은 것 같은데 또 왠지 2% 부족한 듯했고, 유교도 조금 공부해 보았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2% 부족한 느낌. 이 부족한 느낌! 바로 이것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승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마음을 맡길 사람이 이렇게도 없나?”스스로 한탄을 했습니다. 세상에 스승님이 안 계신 것인지, 제가 스승 복이 없는 것인지.‘ 찾자! 찾자!’혹시 내가 너무 자만해서 나에게 나타나지 않으시는가 고민도 하였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미국생활
 그후 스승님을 찾는 것은 포기하자고 나름대로 마음 먹고,‘ 내 삶이나 열심히 살자’는 마음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가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공부는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지압공부도 하고, 오행 공부도 하고, 한의학 공부도 하였습니다. 미국이 좋은 나라라고 느낀 것은, 한국에서는 제가 한의대에 들어갈 수 없었겠지만 여기서는 저를 받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병이나 고치면서 잘 살아 봐야겠다고 어렵게 일하면서도 마음 속에서는 스승님을 찾아야겠다는 욕심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못 찾았으니 외국에서 인연이 생길 수도 있지!’하는 막연한 꿈마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보자. 어디 좋은 스승님이 안 계신지? 가끔 기인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만나보기를 원했지만, 만나보면 하나같이 꽉 막힌 위인들이었으며 고집 세고 자기 것만이 최고라고 자랑을 늘어놨습니다. 남의 것은 용납을 못하고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스승을 찾겠다는 희망을 완전히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한번 현실 생활에 충실하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미국에서 취득한 한의사 자격증을 가지고 한의원을 열어 환자들 치료에만 열중하였습니다. 나름 병 고치는 능력이 있었던지 사람들이 이름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도 생기고, 그냥저냥 밥벌이는 하며 지내게 되었는데, 우연히 헌책방이 주위에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시간이 나는 대로 책방에 들렀습니다.
 
 


 헌책방 해피북에서
 해피북이란 간판이 붙어 있었는데, 거기서는 새 책값 한권으로 정말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참 행복하다.”그래서 해피북이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책을 참 좋아합니다. 읽지 않더라도 일단 사는 버릇이 있습니다. 책을 사는 건 제게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 책방 주인 눈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도 보는 눈이 좀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씩 한두 마디씩 책방 주인에게 말을 건네곤 했습니다.‘ 머리에 든 것은 있구나!’
 
 그런데 뭔지 모르겠지만, 치우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뭔가 확실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치우치기 힘든데 하는 생각에 책방에 갈 때마다 말을 걸었습니다. 보기드문 사람 같았습니다. 사회생활을 잘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죠. 이익도 좀 보고 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익을 모르고, 단골이라고 너무 깎아주는 걸 보니, 나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책방 주인이 나름대로 수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아는 것도 많고, 말을 섞다가 저랑 부딪힌 적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피했습니다. 그렇게 그럭저럭 2년이란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도전』을 읽고
 어느 날 책방 주인과 도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내가 도는 그만 닦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하였더니, 무얼 보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나도 그런 대로 사람 보는 눈은 있는데 책방 주인 눈이 예사롭지 않으니 하는 말이라고 했지요.
 
 그러다가 유불선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그가 다 깎아내렸습니다. 제가 지는걸 정말 싫어하는데, 얼마나 대단한 것을 알고 있기에 내가 하는 이야기를 다 깎아내리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증산도’만이 유불선을 깎아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증산도에 대해 뭘 알아야 말을 하지, 모르고서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군요. 웬만하면 말을 해서 패한 적이 없었는데, 알아야 면장도 한다고 잠시 휴전을 선포하고 증산도 핵심 책을 달라고 했더니『도전』을 주었습니다. 작은 도전을 사려고 했더니, 큰 도전을 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그날 저녁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도전만 읽었더니 집사람이 심히 걱정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미쳐서 증산도에 갈까봐 겁이 나는 모양이었습니다. 말로 따져서 이기려면 알아야 따지니까 걱정할 거 하나 없다고 안심시키고, 도전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어디 꼬투리 잡을것 없나?’하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정말이지 재미있어서 박장대소 하면서,‘ 참, 경전이 이렇게 실감나고 재미있어도 되는 거야?’하며 읽어내려 갔습니다. 경건한 마음보다는, 마치 소설책을 읽는것보다 더 실감나고 재미있었습니다! 없는 시간 쪼개고, 잠도 안자고, 빨리도 읽어내려 갔습니다. 빨리 가서 따지려고 서둘러 읽은 것이었지요. 드디에 도전을 다 읽던 날, 바로 그 날부터 저는 아무 말 없이 도장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날 새는 줄 몰라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저 자신을 굽히는 법도 배웠습니다. 증산 상제님께 몸을 낮추고 바짝 엎드렸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이런 상황을 두고 한말이더군요.
 
 책방 주인에게도 경의를 표했습니다. 제가 진리를 찾기 전부터 수행하고 있었으니까요. 저도 이제 철야 수행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늘 수행이 기다려집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할 일을 만났습니다. 목 타게 기다리던 스승님이 갑자기 두 분이나 생겼으니, 저 자신을 참 복 많은 사람이라 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