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본문

세상이 변한다./전염병의 횡포

우리가 지켜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세덕 2012. 3. 21. 16:12

내가 본 영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이재국/ STB상생방송 제작부
 
 
 블레임: 인류멸망 2011 (感染列島: Pandemic, 2009)
 개봉: 2009년 2월 | 감독: 제제 타카히사
 |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단 레이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로…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인플루엔자가 대륙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집계한 신종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는 멕시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48개국에서 1만3,398명으로 증가했으며 사망자는 95명에 다다른다. (5월27일 현재)
 
 이미‘사스’를 경험한 중국은 정부 고위층까지 나서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은 간사이 지방에서 시작돼 감염자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조류독감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신종인플루엔자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만나 변종을 일으킬 우려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첫 감염자가 완쾌되었다는 소식 이후에도, 하루 수십 건의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불안감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날씨가 차가워지는 연말로 들어서면 신종인플루엔자가 얼마나 확산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마치 100m 결승, 출발선상 스프린터들의 머리 위로 서서히 올라가는 심판의 총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불현듯 몇 달 전 국내 상영됐던 한 영화에 대한 기억이 뒤통수를 꾹 찌른다. 좌석의 절반도 채 채워지지 않은 상 영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다면 종일 매진되었을 주말조차 푸대접 받았던 영화,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의 내용은 현실화 되고 있다. 영화는 바로〈블레임: 인류멸망 2011〉!
 
 
 

 너무나 과학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아웃 브레이크〉〈나는 전설이다〉처럼 원인모를 전염병으로 한 지역이 또는 세계 인류가 멸망위기에 놓인다는 소재의 영화들은 어김없이‘영웅’의 등장으로 희망의 빛을 찾는다. 그리고 영화제목처럼 주인공은 살아남은 이들에게‘전설’이 된다. 그러나 영화〈블레임〉의 주인공들을 결코‘전설’이 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이거 뭐야?”영화 마지막 자막을 보고 일어서는 관객들의 짜증 섞인 한마디, 어쩌면 그 한마디는 장문의 평론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주인공의 희망을, 아니 희망을 찾고자 하는 현실 속 관객들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린다. 관객들을 왜 이렇게 화나게 한 걸까? 우리가 어김없이 출근을 하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날 것이라 생각하는 2년 뒤, 2011년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2011년 1월 3일 일본, 한 남자와 그의 아내가 병원을 찾는다. 단순한 감기처방을 받고 돌아간 남자. 그러나 다음날…
 
 1월 4일 9:13 AM
 
 그의 상태는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고열과 경련 더구나 증상은 아내에게까지 전염된 상태, 그를 진료하는 의사의 얼굴에 피를 쏟아내며, 손쓸 틈도 없이 사망한 남자, 이로부터 단 며칠 사이 일본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감염자가 속출하기 시작한다.
 
 사태파악을 위해 WHO에서 파견된 메디컬 담당자 에이코(단 레이 분)와 응급센터 의사 츠요시(츠마부키 사토시 분)는 바이러스의 원인과 백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계속해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 그들을 치료하던 의사와 간호사들마저 숨지고….
 
 순식간에 통제 불능에 놓인 일본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참혹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병의 원인을 조류독감으로 추정한 일본정부, 촉각을 곤두세우고 원인규명에 나서지만 속수무책…. 급기야 일본정부는 국가폐쇄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99% 사망률의 바이러스, 단 한명의 감염자로부터 시작되어 하루만에 2,500만 감염 그리고 2년 안에 전 세계가 전염병으로 멸망의 위기에 놓인다는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2011년이란 시간은 오늘 당장은 아니지만 아주 가까운 그날을 가리키던 영화〈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보다 더 노골적인데다, 이미 이러한 조짐은 눈앞의 현실로 일어나고 있질 않은가!
 
 이 영화는 이전에 이와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보다도 더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이것이 실제 상황에서 우리의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스크린을 통해 보는 우리의 군상들
 영화는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야기의 템포를 서서히 늦춘다. 숨 가쁘게 보여주던 병의 확산과 혼돈상황을 접어두고, 병마와 투쟁하는 인물과 인물들의 관계를 그려내기 시작한다.
 
 조류독감 때문이라는 오해를 받던 양계장 주인은“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그만 자살하고, 그의 딸은 홀로 남겨진다. 가족과 함께 바이러스를 피해 도망가던 남자친구는 두고 온 여자 친구가 내내 마음에 걸려 다시 돌아오지만 이미 감염된 친구는 그의 눈 앞에서 쓰러진다.
 
 폐쇄된 병원, 넘치는 환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장비, 이 순간 의료진들은 인간의 생사를 결정지어야 하는‘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나마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죽어가는 이들의 호흡기를 떼어내 옮겨야 하는 선택, 당신이라면 과연 누구의 호흡기를 떼어낼 것인가! 그동안 참고 참으며 병마와 투쟁했던 의료진들은 이 축복받지 못할 선택 앞에 억눌렀던 눈물을 쏟아낸다.
 
 영웅을 기다리며 멋진 반전을 장식하던 이전의 영화와는 달리, 블레임 속 주인공들은 축복받지 못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이들로, ‘살아남은’아픔을 짊어져야 하는 이들로 그려진다.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며 다소 늘어지는 전개에 몇몇 관객은 하품을 짓기도 했지만, 오히려 여기서부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을 테니까…. 또한 우리의 현실은 액션영화같이 순식간에 장면이 지나가는 압축된 시간이 아니라, 이렇게 일분일초 살아있는 시간을 피부로 느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그러나 유일한 희망이었던 백신개발은…
 영화의 막바지! 츠요시는 바이러스가 일반적인 독감과 다른 점을 찾아낸다. 이것은 조류독감과는 전혀 다른 완전한 미지의 바이러스다!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찾아 떠난 츠요시는 WHO의 손길이 닿지 않는 국적조차 알 수 없는 외딴 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그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자연 파괴의 모습과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상극의 단면을 보게 된다. 우여곡절끝에, 동굴 속에서 바이러스의 숙주인 박쥐를 찾은 츠요시, 하지만 병의 원인을 찾았음에도 같은 증상을 앓는 환자들과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만 간다. 급기야 환자들을 돌보던 에이코마저 쓰러지고 만다.
 
 마치 후속편이 기다리고 있듯 영화의 종반은 이상하리만치 갑작스럽게 끝이 난다. 등장인물들의 이러한 희생과 노력에도, 이야기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 실패하고,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휩쓴다.”
 
 마지막 이 자막이 떠오르고, 어둡고 차가운 엔딩 화면에 스크롤이 올라올 때, 어떤 관객은 화를 내고, 어떤 관객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아! 정말 실망한 어느 네티즌처럼‘도무지 해답이 없는 영화’라고 평할 만하다.
 
 
 해프닝으로 생긴 엉뚱한 결말, 하지만…
 참 웃지 못할 해프닝이지만, 사실 이 영화의 결말은 주인공들이 바이러스를 극복하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한국 수입업체가 등급조정을 위해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20여분이나 사전 협의 없이 편집하여, 본래 영화의 제작자 의도와는 전혀 반대의 결론 즉“백신개발이 실패하고,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휩쓴다”는 내용으로 끝맺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갑작스럽고 당혹스러운 결말 때문인지는 몰라도〈블레임〉은 한국에서 흥행에 참패했고, 멕시코 발 신종바이러스와 함께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해답 없는 엔딩이 진짜 의학계의 현실일 것이다. 영화가‘전설 같은 영웅’을 등장시키지 않고 지극히 현실적인 전개를 보여주었던 것처럼, 백신을 내어놓지 못함으로써 현실의 이름 모를 수많은 변종바이러스에 대해 의료계가 내어놓을 수 있는 대답을 가장 솔직히 보여주는 결론인 것이다.
 
 해답 없는 결론은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을지라도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는 않는 엔딩이 될 것 같다. 오히려 어떤 해피엔딩보다 더욱 깊게 남아 오늘일자 신문에 또 한명의 감염자 소식을 볼 때마다 불안함과 함께 떠올라 지금의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 영화평론가는“지구 멸망과 관련해 냉전시대에는 핵무기가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바이러스가 영화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며“이들 영화에서 바이러스를 만든 주체도 인간이고 퍼지는 대상도 인간이다. 보균자들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인간에 대한 성악설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관한 영화들은 이처럼 환경파괴, 이끗을 향해 멈춤없이 치닫는 경쟁, 전쟁과 무기, 무너진 도덕률 등 인류문명발전의 이면에 감춰진 모습, 우리 스스로가 빚어낸 결과로서 그리고 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100여 년 전,
 
 “선천의 모든 악업(惡業)과 신명들의 원한과 보복이 천하의 병을 빚어내어 괴질이 되느니라. 봄과 여름에는 큰 병이 없다가 가을에 접어드는 환절기(換節期)가 되면 봄여름의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큰 병세(病勢)를 불러일으키느니라.”(道典7편 38장 2~3절)고 말씀하셨다. 상제님께서는 천지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하추교역기에 천지의 숙살지기로서 오는 이름 모를 괴질을 극복할 구원의 법방으로 의통(醫統)을 전수하셨다. 그러시며“마음 불량한 놈은 다 죽으리니 천하 인종을 병으로 솎으리라. 태을주(太乙呪)로 천하 사람을 살리느니라. 병은 태을주라야 막아내느니라.”(2편 140장 2∼4절)고 선포하셨다.
 
 영화 속 한 주인공이 묻는다.
 
 “당신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나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이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어디 나뿐일까? 이 인정머리 없는 영화는 그렇게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가족,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
 
 면회조차 힘든 상황에서 간호사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와 주고받는 문자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눈물을 적시게 한다.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 세상의 큰 흐름에 눈뜨기 시작한 우리가, 이 소중한 진리를 누구에게 전해야 하는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하루 바삐 진리로 깨어나고, 진리의 전법자가 되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내 가슴에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뜨거운 심장이 뛰고 있는가! 그래! 그렇다!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9.0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