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기후변화>지구온난화,85년간 1km 사라진 빙하-생존 위협하는 온난화 본문
<기후변화>지구온난화,85년간 1km 사라진 빙하-생존 위협하는 온난화
<기후변화>지구온난화,85년간 1km 사라진 빙하-생존 위협하는 온난화
겨울 돼도 빙하 녹아내려 호수 형성
매년 95억t 녹아.. 곳곳 바닥 보여
20년 동안 연평균 기온 1.1도 상승
나무 안 자라던 곳도 숲으로 변해
“겨울에 다시 얼어야 할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녹고 있어요.”
아이슬란드 남부에 위치한 솔헤이마요쿨(Solheimajokull) 빙하를 안내하던 가이드 엘빈드 드라셋(25·Elvind Dragset)은 빙하가 매년 줄어든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취재팀이 방문한 아이슬란드는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정상적이라면 여름내 녹았던 빙하가 다시 얼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빙하는 이미 드문드문 녹아 검은 화산재 바닥이 선명하게 보였다.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물이 거대한 강을 이루고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으로 1931년 이후 빙하가 1km 이상 녹아내린 아이슬란드 솔헤이마요쿨 빙하의 모습.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링로드’(일종의 고속도로)를 따라 차로 2시간30분 정도 달린 끝에 도착한 얼음의 고장은 점차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솔헤이마요쿨 빙하는 길이 8㎞, 폭 2㎞ 정도로 아이슬란드에서는 중간 크기의 빙하지대로 분류된다. 아이젠과 안전장비를 갖추고 두 시간여를 걸어 빙하 중턱쯤에 다다랐을 때 쇠로 만든 기구가 나타났다. 빙하의 녹는 정도를 측정하는 장비였다. 드라셋은 장비를 가리키며 “최근 아이슬란드대 연구팀이 설치했다“며 “전문가들이 매년 빙하의 녹고 어는 정도를 측정하는데 조금씩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측정한 값에 따르면 이곳의 빙하는 1931년에 비해 1㎞ 이상 뒤로 밀려났다. 과거 빙하였던 부분이 강으로 변하면서 탐험객들을 위한 주차장도 빙하에서 한참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다. 취재진이 찾은 날에도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근 카페 주인은 “현 주차장도 곧 강물에 잠길 것을 우려해 새 주차장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빙하가 녹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선 재난 수준의 기후변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 국토의 11%가 빙하로 덮여 있고 면적이 수㎢인 대규모 빙하만 269개에 달하는 나라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는 생존과 직결된다. 빙하 해빙으로 인해 북극항로가 열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1년 전인 2015년 10월16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솔헤이마요쿨을 찾았다. 같은해 11월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앞두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당시 올랑드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의 문제를 언급하며 “파리협약에 전 세계가 동참할 것을 확신한다”며 참여를 독려했었다. 파리협약은 전 세계가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약속하고 이를 실천하자는 국제환경협약이다. 지난해 체결돼 지난 4일 공식 발효됐다.
16일 아이슬란드 과학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는 매년 95억의 얼음이 녹고 있다. 빙하가 녹는 원인의 95%는 기후변화 때문이며 나머지 5%는 용암에 의한 열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권 바로 아래 위치한 찬 해양성 기후를 갖고 있다. 여름철 수도의 낮 최고기온은 10도 안팎이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년 사이 연평균 기온이 1.1도 상승했다. 이 때문에 평소 나무가 잘 자라지 않던 곳에서도 키가 작은 나무 숲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국토 중 산림 면적은 1.5%에 불과하다.
토마스 요하네손(Tomas Johannesson) 아이슬란드 기상청 빙하연구 선임 담당자는 “최근 20∼30년 사이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의 빙하가 급격히 녹고 있다”며 “전 세계가 나서 하루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다음 10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해빙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로 인한 심각한 생태계 변화도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90년 전부터 시작
아이슬란드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없다. 대신 화산과 빙하가 녹은 물이 많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지열발전과 수력발전을 통해 국가의 에너지를 대부분 충당한다. 아이슬란드 환경부 자료를 보면 전기 생산의 73.3%는 수력발전, 26.6%는 지열발전, 풍력발전은 0.1%를 차지한다. 지열발전은 전기 생산 외에도 50∼80도의 온수를 그대로 가정에 공급하는 역할도 해 실제 화석연료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이 나라에서는 화석에너지는 자동차 연료 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마저도 최근 전기차 보급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레이캬비크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헹길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열발전소인 헬리셰이디 발전소가 있다.
지난달 17일 찾은 발전소는 지열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와 온수를 레이캬비크로 공급하고 있었다. 이 발전소는 겉으로 보기에는 거대한 석유공장처럼 보였다.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과 수증기가 배출되는 대형 발전기 터빈이 달린 공장 시설로 이뤄져 있는데 이 시스템을 통해 땅속의 열을 이용해 터빈을 돌리고 전기를 생산한다.
아이슬란드는 지열발전도 여러 기술을 발전시켜 현재는 마그마 수증기를 이용해 지열발전을 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고체상태로 만든 뒤 이를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증기에서 분리한 다음 물에 녹여 탄산 용액으로 마든 뒤 이를 지하 400∼500 깊이 현무암층으로 내려 마그네슘 등 미네랄 원소를 침출시켜 석회석 같은 광물을 형성한다.
헬리셰이디 발전소 관계자는 “1928년부터 지열발전 시스템을 연구해 1970년에는 전국 가정의 90%에는 지열발전 시스템을 통해 온수를 바로 보내는 환경이 갖춰졌다”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자연환경과 기술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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