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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한다./전염병의 횡포

<A형독감 바이러스>A형독감 바이러스환자 보름새 4배로 급증-제2의 신종플루 덮치나

세덕 2016. 12. 26. 09:47

<A형독감 바이러스>A형독감 바이러스환자 보름새 4배로 급증-제2의 신종플루 덮치나

<A형독감 바이러스>A형독감 바이러스환자 보름새 4배로 급증-제2의 신종플루 덮치나
외출후 손씻고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해야

인플루엔자(A형 독감)에 걸린 학생이 일주일 새 4배로 급증하는 등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전국 초·중·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소화아동병원을 찾은 어린이가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충우 기자]

직장인 김상렬 씨(45)와 초등학교 5학년 아들 김영훈 군은 집에서 가족으로부터 격리된 채 구금(?) 생활을 하고 있다. 독감(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때문이다. 김씨와 아들은 거실에 나오지 못하고 방 안에 머물며 아내가 넣어주는 식사를 하고, 컴퓨터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독감 증상이 악화돼 14일부터 학교를 가지 못한 아들에게 감염돼 38도를 웃도는 고열과 기침, 인후통, 근육통으로 15일부터 결근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0월 독감백신을 접종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14일 콧물, 기침, 고열과 함께 구토 증상이 나타나 동네 의원에서 타미플루와 진통·해열제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있다.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1월에 발령되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올해는 한 달가량 빠른 지난 8일 발령됐다. 12월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독감 진료 환자는 지난해 독감으로 진료받은 환자(84만7962명)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신종플루가 유행한 2009년 당시 독감 진료 인원은 약 184만명에 달했다. 올해 독감 유행이 빨라진 이유는 딱 집어서 얘기할 수 없지만 때 이른 추위와 함께 올해부터 엄격해진 유행 기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선 병·의원은 독감 환자로 북적거리고 있다. 서울 관악구 H+양지병원은 11월 한 달 독감 진료 환자가 70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달 1~15일 274명(확진 121명)으로 약 4배나 증가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도 독감 치료 환자가 지난달 20명에서 이달 12일 현재 82명으로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4~10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가 외래환자 1000명당 34.8명, 특히 초·중·고 학생은 107.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독감이 확산하자 일부 초등학교는 독감 감염 학생들에게 등교 중지를 권고하고 있다.

올겨울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A(H3N2)형이다. 2009년 크게 유행했던 신종플루와 같은 A형 독감이지만 종류가 다르다. 2009년과 올해 1~2월 유행한 인플루엔자는 A(H1N1)형이다. 병·의원은 독감 환자에게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처럼 타미플루를 처방해준다. 약효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신종플루는 그 당시 새로운 바이러스였지만 현재는 더 이상 '신종'이 아닌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로 관리되고 있다.

독감은 주로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이 갑자기 발생하며 전신 쇠약감, 오심, 설사 등의 전신 증상도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독감은 특별히 기저질환이 없고, 건강하면 대증치료로 호전되지만 노인 환자나 면역 저하자, 만성 심·폐 질환, 당뇨, 신질환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 확산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독감에 의한 경제적 피해는 직접의료비용의 약 10배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국민건강설문조사(The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NHIS)에 따르면 인구가 3억2300만명인 미국은 한 해 독감 의료비로 20억~30억달러, 간접비용으로 300억~50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또한 독감이 근로자 결근 비중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도 독감 진료비로 지난해 1006억원을 지출한 점을 감안하면 약 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 손을 씻고, 기침할 때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는 등 일상생활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건장한 사람이 기침을 한 번 하면 입이나 코를 통해 약 3000개의 비말이 시속 50마일(80㎞) 속도로 공중으로 분사된다. 재채기는 기침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100마일·160㎞)로 4만개의 비말을 뿜어낸다. 비말이 날아가는 거리는 약 9m에 달한다. 주변에서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신속하게 입과 코를 가려야 하는 이유다.

특히 직경 0.1~0.01㎜ 크기의 비말은 공기 중에서 수시간 동안 둥둥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1시간 안에 주변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손 씻기는 비누를 묻혀 충분히 거품을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또한 매년 실시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도 도움이 된다. 독감 예방접종은 기본적으로 70~90%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백신 접종은 10월이 적기지만 아직 안 맞았다면 지금이라도 맞는 게 좋다. 만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미만의 영아는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한남수 H+양지병원 호흡기센터장은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다르게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만큼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인근 의료기관을 방문해 하루라도 빨리 접종을 받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