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2000년전 첨단 금속 무기 영천서 대거 발굴 본문
2000년전 첨단 금속 무기 영천서 대거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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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0여 년 전 조상들이 썼던 첨단 전쟁무기인 쇠뇌(방아쇠를 당겨 쏘는 기계식 활)의 방아틀 뭉치(노기·사진 아래쪽 유물), 청동꺾창(사진 위쪽 유물) 등의 고대 금속무기류들이 경북 영천시 고경면 용전리 농가밭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쇠뇌 방아틀 뭉치는 평양부근 낙랑시대 유적에서만 나왔던 것으로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처음 확인된 것이다. 용전리 유적은 지난해 12월29일 현지 농민이 포도밭을 일반 경지로 개간하다 청동투겁창, 쇠투겁창 등 유물 15점을 발견해 국립경주박물관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박물관쪽은 이후 긴급 발굴조사를 벌여 기원전후로 추정되는 청동꺾창집, 청동노기, 쇠투겁창, 쇠화살촉 등의 금속제 유물 20여 점을 추가발굴했으며 널무덤(목관묘)1곳도 발견해 조사중이라고 5일 밝혔다. 발굴유물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는 금속무기류들이 많다. 쇠뇌 방아틀 뭉치의 경우 일제시대 평양 석암리 등에서 나온 낙랑시대 쇠뇌 방아틀보다 보존상태가 훨씬 좋고, 형태도 정형화되어 눈길을 끈다. 널무덤터 안에서 나온 청동꺾창집도 기존 출토품과 달리 완형인데다,
표면에 문양장식까지 있는 희귀유물이다. 이밖에 청동투겁창, 청동꺾창, 쇠투겁창 등의 금속제 무기들은 대구 평리동, 비산동, 경주 조양동 등의 동시기 출토품과 비슷해 영천지역이 기원전후 금속문화 전파의 거점이었음을 보여준다. 박물관쪽은 현재 널무덤 바닥까지 발굴이 끝나지 않아 앞으로 더 많은 유물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용전리 무기류 유물들은 영남일대에 기원전후 고도의 금속문명이 뿌리내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널무덤 주위에 금속무기류 유물이 널린 점으로 미뤄 피장자가 신라건국과 연관된 지역세력의 우두머리급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사진국립경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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