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도장 강OO 성도 (42세) _ 도기142(2012)년 3월 25일 입도
20여 년 전의 인연이 지금에 이어지다
저와 증산도의 인연은 23년 전 쯤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과 같은 학번으로 만난 저의 인도자는 대학생활 내내 증산도 포교에 열성적이었습니다. 당시 친구를 따라 도장에 방문하여 우주변화 원리를 들었음에도 저는 단지 ‘재밌는 이론이구나’ 하는 정도의 마음 뿐이었지 그 길은 친구 몫이요,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친구는 여전히 증산도 신앙을 하고 있었고, 다들 부러워하는 고등학교 교사생활을 접고 아예 성직자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참 대단한 믿음이구나.’ 하고 감탄했지만 그래도 그 길은 그 친구의 길이라고만 생각되었습니다. 친구가 한 번씩 보내주는 개벽 월간지, 가끔 만날 때 꼭 쥐어주던 책자들... 사실 전 그것들을 한 번 들춰보지도 않고 최소한의 예의상 책꽂이에 꽂아두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긴 시간동안 제게 다가온 기회를 별 생각 없이 던져두었습니다.
힘든 시련 뒤에 찾아온 진리적 물음
작년 한 해 저는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 는 아버지의 전화 목소리에 너무 기가 막혔고, 뭔지 모를 존재에게 엄마를 왜 예고도 없이 뺏어갔느냐고 소리도 질러봤습니다. 그렇게 엄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결혼생활 17년째 시어머님의 병수발로 친정 엄마와는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가보지 못했고, 딸과 함께 목욕탕 가고 싶다는 소원도 아직 들어드리지 못했는데 너무 화나고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온갖 병 끝에 치매까지 와버린 시어머님께 무척이나 모질게 했었습니다. 엄마의 죽음이 시어머님의 탓인 것처럼 화가 났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또 흘러 작년 가을 시어머님도 눈을 감으셨습니다. 못난 며느리의 억지투정을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이렇게 두 분 어머니를 보내고 나니 죽음 뒤의 세계는 과연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다가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부모님의 신앙을 아무 거부없이 쫒아 무작정 부처님 앞에서 기도하는 일도 의미를 찾지 못해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책꽂이에서 우연히 꺼내든 책이 ‘개벽실제상황’이었습니다. 친구가 곱게 입혀준 비닐 커버와 안쪽에 정갈하게 써둔 글을 그제서야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슬쩍 보고 다시 꽂아 둘 수도 있었을텐데 그 정성이 저를 너무 미안하게 하기에 한 장 한 장 넘기다 저는 입도를 결심하는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진리의 면모를 조금씩 깨우쳐 가며..
친구의 인도로 지금의 부산 온천도장을 방문하게 되었고, 대순진리회와 다를 바 없다며 크게 반대하던 남편도 안병호 포정님과 이경자 수석포감님 그리고 대학생 성도님들의 따뜻한 지도와 격려를 보고서 저의 신앙을 호의로 받아주었습니다. 덕분에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습니다. 역사라면 영어, 수학보다 더 싫어하던 제가 지금은 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렇게 멋지고 어머어마한 우리민족의 역사를 잘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길을 걸으면서 식사를 준비하면서 태을주를 저도 모르게 웅얼거리게 되었으며, 차에서도 가수들의 노래보다 태사부님의 태을주 주문 성음을 듣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상제님께서 인간으로 오시어 미리 짜두셨다는 프로그램 ‘천지공사’! 특히 송사리떼를 보시고 무지한 저희들을 걱정하시던 상제님의 마음과 다 건질 수 없음에 벽을 보고 누워 우셨다는 도전 내용은, 인간으로 오시어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실 줄 아시는 진정 인간과 한 몸이신 하나님을 느끼게 합니다.
입문을 거치며 짧지만 정성기도도 올려보고, 친정어머니의 첫 제사를 준비하며 새벽기도도 드려보았습니다. 포감님과 매일같이 105배례와 수행을 하다 보니 지금은 수행시간이 많이 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수행 중 어지럼증이 생겨 힘들기도 했지만 요즘은 단잠에서 깬 것처럼 개운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입도를 생각해 보라시는 포정님의 말씀 이후 사실 잠도 설치고, 소화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어쩌면 구경꾼, 손님에 불과했었습니다. 그냥 진리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좋은 분들과의 만남이 좋아서 정도였는데 막상 그분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되는 문턱을 넘어선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지만 두려웠습니다. 과연 태사부님의 가르치심처럼 일심으로 신앙할 수 있을지, 어영부영 한 쪽 다리만 걸치고 가는 절름발이 신앙을 하지나 않을지 걱정됩니다.
다른 분들이 써 놓은 입도수기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입도하신 다른 성도님들의 입도 당시 마음도 들었습니다. 다들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 행복해했고, 자신들이 찾던 삶의 의미를 알게 되어 기뻐했으며, 더러는 조상님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수행이나 꿈을 통해 보고 즐거운 감동으로 입도를 하셨다 하셨습니다. 이에 비해 저는 아직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머리는 상제님을 알겠다 하는데 아직 가슴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그래선지 청수 모시는 일에도 가끔 게으름을 부립니다. 이런 제가 입도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늘땅에 보은하는 신앙을 하렵니다
하지만 저는 입도를 결심 했습니다. 이것이 참진리임을 이미 알아버렸는데, 모른 체하고 살아갈 자신이 없다면 제대로 해봐야 옳지 않냐고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비록 큰 일꾼이 되지 못하더라도, 참진리를 전함에 어설프더라도, 가을개벽이 이미 때를 맞이하려는 이때 작은 목소리라도 보태겠습니다. 입도를 하여도 끊임없이 제 머릿속에선 전쟁이 일겠지만 하루하루 이런 제 자신을 개벽하며, 바람에 흔들려도 끝까지 인내하여 열매 맺는 그런 일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