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우주는 가을개벽을 통해 ‘완전한’ 씨종자를 추린다 본문
우주는 가을개벽을 통해 ‘완전한’ 씨종자를 추린다 |
■ 식물학자의 눈으로 본 개벽의 이치 ■
상제님의 무궁한 진리를 느끼며
배용진 / 서울 동대문도장 / 도기 140년 3월 14일 입도
자연을 벗삼아 살아온 학창시절
저의 고향은 보은군에 있는 염둔이라는 시골마을입니다. 제가 생후 6개월 되던 때에 한국화약 공장이 들어오면서 저희 가족은 청주시 외곽에 있는 이정골이라고 불리는 용정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4세 즈음 서울로 잠시 올라온 적이 있는데 아토피가 심해져서 결국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다시 이정골로 돌아왔습니다. 그곳에서 대학 1학년 때까지 살면서 산과 밭, 논과 들에서, 친구들과 자연을 놀이터 삼아 놀며 자랐습니다. 자연과 함께 살다보니 사계절에 따라 바뀌는 자연을 보았습니다. 자연스레 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학교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충북대학교 산림학과에 진학했습니다. 학교 공부를 하며 어릴 때 보고 느꼈던 자연의 흐름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방학때 국립 산림과학원에 인턴쉽 계절학기를 신청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역사관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그곳에서 이영미 성도를 만났습니다. 책장에‘선비’라는 책이 꽂혀 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여기고 이야기해보니 역사관이 저하고 비슷했습니다. 지금까지 학창생활을 지내면서 국사에 관심있는 친구를 만나보지 못했던 저에게는 정말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타지에서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났으니 한결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3주 정도 같이 일을 하다가 증산도 신앙인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역사세미나가 있는데 한번 가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왔습니다. 그 당시 저는 증산도에 대해 그저 세간의 소리로만 들어온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영미 성도가 얘기해 주신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 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미나 당일 수호사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는데 너무 재미있고 모든 말씀이 논리와 이치에 맞았습니다. 그때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증산도에 대한 이미지는 잘못된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후 세미나가 있다고 하면 자청해 가서 들었습니다. 그렇게 들은 세미나는‘역사’‘수행’‘천지공사’였습니다.
세미나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제가 지금까지 절에도 가보고 성당에도 가보고 하면서 찾고자했던 그 어떤 것. 항상 무언가 빠진 것같은 허전함에 만족할 수 없었던 불교와 천주교 신앙, 그곳에선 찾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인가를 찾을 것 같은 감정이었습니다. 마치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에게 지도와 나침반을 주고, 그것을 이용해 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 바로 그곳을 찾았다는 느낌이 저를 감쌌습니다. 그렇게 저는 증산도 도문에 입문하였습니다.
가을진리 증산도에 입문하다
입문을 하고 난 후, 수행을 하면서 팔관법에 관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팔관법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것이 많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절과 성당에 다니면서 찾고자 했던 모든 것들이 팔관법 진리 안에 있었습니다.
상제님과 태모님, 태사부님과 사부님이 어떤 분이신지, 수행이란 어떤 것이고 신도세계란 어떤 것인지, 신교는 무엇이고 증산도란 어떤 곳인지, 또 우주의 흐름이란 무엇인지에 관해서…. 지구의 사계절처럼 우주에도 사계절이 있고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명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우주의 틀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려서부터 보고 느끼던 그 모든 현상들이 우주가 순환하는 큰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그때 개벽이 온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조차 못했던 일입니다.‘ 세상의 발달과 문제점이 그저 문명의 발달과 그로 인한 인간의 도덕성 문제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감히 어떻게 그것이 우주 순환의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어요? 우주는 사람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 돌아간다는 것, 그러기에‘봄에는 낳아 여름에 키우고 가을에 거둔다’는 우주관을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쉬웠습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보고 느끼고 대학 가서 배운 것이 자연의 흐름과 농사에 관한 것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팔관법 강의를 들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열매를 얻고 수확을 위해서는 열매를 따거나 벼를 벱니다. 한 생명의 줄을 끊는 것입니다. 그것이 개벽이었습니다. 후천의 인간 씨종자를 얻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 저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상제님의 품안에 들지 못하고 도를 깨우치지 못한다면, 그저 쭉정이로 남아 생명줄이 끊어지고 선천 5만년의 시간이 무(無)가 돼버린다는 무서움. 그 무서움이 저를 압박해 왔습니다.
지금의 저는 인도자의 도움으로 우주의 진리를 알게 되어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제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너무도 무서웠습니다. 인도자의 말이 실제로 느껴졌습니다.“ 증산도는 단순한 종교단체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단순히 도만 닦는 곳도 아니고. 이곳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군대에요. 사람들 속에서 지내며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군대.”
이 말이 처음에는 가볍게 와 닿았지만 교육의 후반부로 갈수록 제 가슴을 치고 또 쳤습니다.
씨종자를 거두는 이치
수행을 할 때나 집에 갈 때나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과연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조상님의 음덕과 인도자의 도움으로 상제님의 진리를 깨달아 이렇게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은 추살의 기운, 인간은 우주의 열매. 우주는 가을개벽을 통해 완전한 씨종자를 추리려 한다. 우리는 일꾼이라 한다. 일꾼이란 무엇인가?’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상제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일이란 인간 씨종자를 고르는 것을 돕는 일이다. 상제님께서 설정하신 대로 해야 하는 일꾼.’그게 우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을 위해 종자를 선별할 때면 쭉정이를 먼저 골라내고, 그 다음에 상처 난 것들이나 병든 것들을 골라내고, 나머지 정말 알찬 것만을 모아 종자로 씁니다. 좀더 정밀도가 요구되는 분석을 위한 실험에서는 예비 종자들을 선별해 다시 테스트를 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종자들만 사용합니다.
논과 밭, 숲속을 가만히 쳐다보면 그 속에서는 다양한 생명들이 저마다 경쟁을 합니다. 왜? 종자를 맺어 자손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경쟁에 밀린 존재들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도태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고통을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노력하여 조금만 더 몸을 키우고 내실을 다져가면 마침내 살아남아 종자를 맺어 후손을 남기고, 다음의 사계절 시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쓰러져 넘어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힘듭니다. 그 사람들 속에 내 친인척들이 섞여 있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증산도는 사람을 살리는 곳
우리는 우주의 이법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상제님께서도 우주의 이법에 맞게 공사를 보셨다고 배웠습니다.
일꾼은 농사꾼이며 연구원이며 선생님이며 의사이며 군인입니다! 진리의 길을 걸으며,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씨종자로 만들어 구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하고 배운 것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갈 길을 가르쳐 주고 개벽이 왔을 때 의통을 집행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이 군인이 군법을 따르듯, 우주의 이법에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머리와 가슴을 갈고 닦아, 온몸이 천지일월 부모님의 뜻을 알고 따를 수 있도록 준비하라.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포교하여 더욱 많은 씨종자를 추리도록 하라. 사람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준비하고 노력하라. 형제들이 쓰러지지 않게 하여 천지일월 부모님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말자.”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튼튼한 진리의 등대를 세워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을 상제님의 진리로 인도하겠습니다. 저는 식물학자가 되어 더 많은 예비 씨종자들을 준비하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생명들을 낳아 기르신 천지일월 부모님의 가슴을 아프게 할 수 없습니다. 더욱 깊이 공부하는 일꾼이 되겠습니다. 사람들에게 진리를 올바르게 전해서 상제님과 태모님의 품에 안길 수 있게 인도하겠습니다. 전생과 이생에서 많은 잘못을 저지르며 가슴 아프게 해드렸던 것, 지금까지의 잘못을 사죄 드립니다. 이제는 사해의 형제들을 구해서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은혜에 보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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