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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들에서 ‘두 거인’이 전쟁 벌이는 이유는 본문

세상이 변한다./세상 이야기

외딴 섬들에서 ‘두 거인’이 전쟁 벌이는 이유는

세덕 2012. 9. 5. 13:59

외딴 섬들에서 ‘두 거인’이 전쟁 벌이는 이유는

등록 : 2012.09.04 20:05 수정 : 2012.09.05 13:17

 

 

미-중의 충돌 뉴 그레이트 게임
① 뉴 그레이트 게임이 시작됐다
미얀마·필리핀 외딴섬까지…두 거인 ‘총성없는 패권전쟁’

‘중국 포위 외교’를 벌여온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9일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순방 기간에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문제 등을 쟁점화하겠다며, 영토분쟁을 매개로 한 미-중 외교전의 본격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미 두 나라는 태평양과 인도양 국가들의 오지 곳곳에서 봉쇄 및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가 지난여름 취재한 5개국 현장을 4차례 기획으로 전한다.

 

 

미얀마의 서부 벵골만 연안 라미섬의 한적한 어촌 차욱퓨. 최대 도시 양곤과의 부정기적 항공로가 거의 유일한 외부 통로인 이 어촌의 백사장은 무인지경으로 펼쳐지다가, 북단에서 갑자기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한다. 차욱퓨 앞바다에서 개발된 천연가스를 중국 본토 쿤밍까지 보내는 3천㎞ 가스관의 송출 시설 공사장이다. 내년 3월이면 중국은 5천년 자국 역사상 최초로 중국 본토와 인도양을 직접 잇는 물류수송로를 확보하게 된다.

 

“이미 땅속에 묻힌 이 가스관들은 미얀마 국토를 정중앙으로 관통해서 중국까지 이어집니다. 가스관 주변으로 군의 경계 시설들이 늘어섰을 뿐 아니라 이 가스관이 지나는 만달레이와 중국 접경 북부 지역은 이미 중국의 경제권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7월말 미얀마의 계엄령 속에서 이곳을 안내한 한 미얀마 반체제 인사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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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서출남하’ 확장전략
미얀마 가스관·스리랑카 항구…
자원 확보·영향력 확대 잰걸음

 


미 ‘동남봉쇄’ 포위외교
일-대만-필리핀-호주 등 잇는
대중 방위망 재정비·강화 나서

 


19세기 영-러 각축전 비견
전략적 동반자서 ‘경쟁자’ 급변
인도·태평양 지역 곳곳서 충돌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과 인도양의 절해고도와 연안 고지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벌였던 ‘그레이트 게임’에 버금가는 21세기판 ‘뉴 그레이트 게임’이라 불릴 만하다. 200년 전 영국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대륙의 식민지 패권을 놓고 아프가니스탄 등 오지에서 경쟁을 벌였던 것과 무대와 개입 형태가 바뀌었을 뿐이다. ‘협력 강화’라는 말을 내세웠지만, 대상이 되는 지역의 국가들은 미국 아니면 중국 편이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전략적 동반자’라는 미-중 양국의 공식 외교 관계는 짧게는 최근 2달, 길게는 지난 2년 동안 그 내용이 ‘전략적 경쟁자’로 급변했다.

 

그 배경엔 중국의 ‘동립북화(東立北和), 서출남하(西出南下)’ 확장 전략과 ‘아시아로의 귀환’을 선언한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 구체적으로 대중국 동남봉쇄 전략 간의 충돌이 있다. 동쪽으로는 입지를 굳히고, 북쪽으로는 화해하는 한편 서쪽으로 진출하고 남쪽으로 내려가려는 중국의 ‘동립북화, 서출남하’ 전략은 멀게는 1989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베이징 방문으로 시작된 중-소 관계 정상화에서 출발했다. 북쪽의 러시아와 화해하고, 동쪽의 난사군도(스프래틀리제도) 등 동·남중국해 섬들의 영유권과 해로를 확보하고, 서쪽으로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을 관통하는 송유관과 도로를 건설해 진출하고, 남쪽으로는 미얀마 등을 통해서 인도양으로 직접 남하하는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차욱퓨처럼 오지의 개발을 도맡아 자원확보와 함께 영향력을 확보해왔다.

 

스리랑카 남단의 작은 어항 함반토타 항구는 그 또다른 사례다. 2010년 완공된 이 항구는 중국의 60억달러 차관을 사용해 중국 기술진에 의해 완공됐다.

 

미국은 일단 ‘동남봉쇄’에 집중하며, 중국을 감싸는 포위외교를 구사한다. 2010년부터 미국은 중국 동남쪽의 아세안 국가들을 묶어 중국과 대항하게 하는 한편, 중국 본토 공산화 이후 설정된 대중국 아시아태평양 방위망인 제1열도선과 제2열도선을 재정비하고 있다.

 

필리핀의 수비크만과 오스트레일리아 북단 도시 다윈은 2차대전 직후 존 덜레스 당시 국무장관이 밝혔던 중국 등 사회주의권 봉쇄망인 제1열도선(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 제2열도선(일본~괌~오스트레일리아)이 재정비·강화되는 구체적인 현장이다.

 

지난달 찾은 수비크만 자유항구에는 미군 핵잠수함 루이빌호가 정박중이었다. 클라크 공군기지(1991년), 수비크만 해군기지(1992년)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한 뒤 20여년 만인 올해, 미국과 필리핀은 미군의 수비크만 항구 자유이용에 전격 합의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아시아 복귀로 빚어지는 알력은 이렇게 유라시아 대륙의 최변경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 마찰음이 곧 대륙의 주변, 그리고 중심부로 걸음마칠 것은 시간문제다. 동·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영토분쟁과 주변 수역에서 잦아지는 대규모 군사훈련은 그 징표다. 남방 해양세력인 한-미-일 동맹과 북방 대륙세력인 북-중-러 연대가 부딪히는 한반도 주변도 그 파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차욱퓨·함반토타·수비크·다윈

 

정의길 선임기자, 이형섭 전정윤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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