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은 근지구소행성(NEA) `아포피스`(Apophis)가 한국시간으로 9일 저녁 8시 43분 지구로부터 약 144만 7000㎞ (지구 태양 거리의 9.67%)까지 접근한다고 7일 발표했다.
이 거리는 지구~달 평균거리(약 38만㎞)의 약 3.8배에 해당한다. 이 소행성이 지구와 다시 가까워지는 때는 16년 후인 2029년 4월 이다.
천문학자들이 이 `아포피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행성 궤도가 지구 중력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9년 4월 14일 지구 중력에 영향을 받은 `아포피스`가 다가오는 2036년 4월 13일에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천문학자뿐 아니라, UN 산하 `평화적 우주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에서도 `아포피스`의 향후 궤도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2013년 1월 현재의 계산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23년 후인 2036년,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게 보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발표한 2036년 `아포피스`의 지구충돌 확률은 0.00043%인 23만 3000분의 1로 전망했다. 역으로 `아포피스`가 지구에 충돌하지 않을 확률은 99.99957%다.
`아포피스`는 인천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나 서울 한화 63시티, N 서울타워와 비슷한 크기인 길이 270±60m가량의 타원 물체다. 태양공전 주기는 328.58일(0.9년)이다. 타원궤도로 돈다.
`아포피스`는 16등급까지 밝아지지만, 9일에는 남반구에서만 관측할 수 있다. 16등급은 맨눈으로 간신히 보이는 6등급 별보다 1만 배 어두운 상태다.
북반구에는 다음 달 초중순께 보일 것으로 한국천문연구원은 예측했다.
한국천문구원 측에서는 소백산천문대 0.6m 망원경과 미국에 설치한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등을 활용해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아포피스의 궤도와 자전특성, 3차원 형상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아포피스`는 이번 접근 이후 2029년 4월 14일 06시 46분에 지구를 살짝 스치듯 지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때 지표면과의 거리는 약 3만1600㎞다. 이 고도는 천리안과 같은 정지위성 고도(3만5786㎞)보다 약 4000㎞ 낮다.
이정도 규모의 소행성이 이번처럼 지구에 가까이 접근할 확률은 약 1000년에 한 번 꼴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2010년부터 기초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국가문제해결형 연구사업(NAP, National Agenda Project)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기술개발`(연구책임자 박장현)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