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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보고서 보니 한국경제 큰일났다"

세덕 2013. 4. 29. 21:43

 "맥킨지 보고서 보니 한국경제 큰일났다"

 

['성장의 한계 도달' 경고한 내용… 與野 막론 "공감간다"]

"내용에 새로운 것은 없지만 정부와 국회가 대책 안 세워"
"新성장동력 찾아야 한다" 최근 연구모임 잇따라 생겨

'한국 경제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경고한 맥킨지 보고서가 정치권에서 폭넓게 읽히고 있다. 보고서를 읽은 의원들은 "내용이 크게 새롭지는 않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 경제 암울' 맥킨지 보고서 화제

맥킨지는 지난 14일 '제2차 한국 보고서-신(新)성장 공식'에서 "지금 한국 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같다"며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 발간 다음 날인 지난 15일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무조정실 국회 업무 보고 자리에서 "맥킨지 보고서 보셨느냐"며 "우리나라 경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당 회의에서 "맥킨지 보고서를 다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이라며 "(내용이) 새로운 것은 없지만 (정부·국회가) 공자 말씀대로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공자 말씀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기자
 
/그래픽=이철원 기자
맥킨지 보고서는 100여장짜리 영문본과 이를 요약한 한글본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새누리당 내 정책통인 김광림·안종범·이종훈 의원 등도 이 보고서를 구해서 보고 있다고 한다. 의원들로부터 '보고서를 구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몇몇 보좌진은 서로 컴퓨터 메신저로 보고서 파일을 주고받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IMF 당시 위기 극복 방안을 조언해 화제를 모은 '1차 보고서'에 이어 15년 만에 나온 '2차 보고서'다.

 

맥킨지는

 

△중산층의 가계 부채 부담

 

△고용 없는 성장

 

△저출산·고령화

 

등을 거론하면서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와 일자리 나누기 등의 해법을 제안했다. 내용상으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수년 전부터 말해온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라는 표현 등 때문에 정치권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국민소득 2만달러, 수출 5500억달러에 수년째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낀다"고 했고, 김영환 의원은 "대기업들의 활기를 꺾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느낀다"고 했다.

맥킨지 보고서가 새삼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여야 의원들이 최근의 우리 경제 흐름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질 좋은 성장과 경제 민주화가 선순환하는 경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논쟁 말고 구체적 전략 만들자"

새누리당의 대표적 경제 민주화 강경론자인 남경필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 국가 모델 연구 모임'을 만들어서 3차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 논쟁보다는 독일 등 선진국 사례를 바탕으로 국가 발전 전략을 고민하자는 취지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인제·정의화 의원 등 중진 의원들까지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민주당 내에서도 연구·공부 모임이 계속 생기고 있는 가운데, 신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나라 전체가 안일해졌던 것 같다"며 "벤처 정신, 패자 부활 정신 등을 살려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