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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과 명상/영혼의 세계

거지 할머니의 끝없는 저주

세덕 2013. 5. 29. 12:49

거지 할머니의 끝없는 저주
거지 할머니의 끝없는 저주

한 서린 죽음은 반드시 귀신으로

군대와 대학, 두 곳에는 귀신 목격담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 중부전선 OO부대에서의 일이다. 김모 상병(22세)은 밤 11시부터 1시간 동안 외곽 고정경계 근무였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지키던 중 최모양(21세)을 만났다. 최양은 부대 인근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매일 밤 그 시간이면 그 초소 앞을 지나던 아가씨였다.

한 번 두 번 눈이 마주치고 몇 마디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두 남녀는 차츰 가까워졌다. 그렇게 20여일이 흐르자 최양은 간식 거리를 싸들고 초소 안에 들어와 김상병과 밀어를 속삭이게 되었다. 마침내 둘은 결혼을 약속하며 깊은 관계를 맺었고, 하룻밤이라도 못 보면 못 견디는 사이로 발전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한기가 느껴지던 가을 초, 김상병은 미처 최양에게 알릴 새도 없이 근무 시간을 옮겼다. 그날 밤 11시, 어젯밤까지 김상병 몫이었던 초소를 신병이 맡게 되었다. 신병은 군기가 바짝 들어 초긴장 상태로 경계근무에 돌입했다.

사정을 알 리 없는 최양은 지난 밤과 다름없이 김상병을 만나러 가고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 따라 새로 산 흰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가뜩이나 겁먹은 신병이 멀리서 다가오는 최양을 발견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그러자 최양이 착각했다. '핏, 새삼스럽게 장난은...' 그래서 일부러 나무와 바위 뒤에 숨어 가며 초소로 접근했다. 허연 것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자, 신병은 더더욱 긴장하며 암구호를 외쳤다.

물론 최양은 계속 장난을 쳤다. 이어 신병이 총 3발을 발사한 뒤 기절했다. 최양은 머리와 가슴에 총탄 2발을 맞고 즉사했다. 다음날 김상병은 근무 태만으로 영창에 갔고 신병은 포상을 받았다. 1주일이 흘렀다. 그 초소에서 근무서는 병사들이 공포에 떠는 밤이 이어졌다. 울음소리와 더불어 어렴풋이 나타나는 흰옷 입은 여자의 형상 때문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부대장은 문제의 초소에 위령제를 올린 뒤 허물어버렸다. 5m떨어진 곳에 새로운 초소가 섰다.

한편, 서울 S대학 공과대 연못 옆에는 비오는 날 밤마다 어김없이 소주를 마시는 남학생이 있다. 맑은 날 밤에는 자취를 감추었다가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 혼자서 소주잔을 기울인다.

비올 때마다 연못가에서 그 남학생을 몇 차례 지켜보던 경비원 노모씨(45세) 가 지난 봄 궂은 날 밤 야간 순찰 중 일부러 연못가로 찾아가 앉았다. "젊은 사람이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면 쓰나"해 가며 주거니 받거니 함께 소주를 들이켰다.

비내리는 밤이면 경비원이 먼저 학생을 만나기에 이르렀다. 몇 달이 흘렀다. 밤 10시쯤 그 자리에 갔지만 학생이 없었다. '얘가 술을 끊었나. 이거 어디 다치기라도 한 것은 아닌가.' 다음날 아침, 야간근무로 비번임에도 경비원은 일부러 학생의 과사무실로 올라갔다. "거, 혹시 3학년 박OO군이 지금 무슨 강의를 듣고 있는지 틂?" "누구요, 걔가 누군데요?" "..." 박OO군은 4년 전 공대 연못에서 자살한 학생이었다.

거지 할머니의 끝없는 저주

대개 대학 캠퍼스는 넓다. 교정에 호수가 있는 대학들도 상당수다. 그 중의 한 곳이 지방 D대 내의 A호이다. 둘레가 1Km나 되는 큰 호수다.

D대가 들어서기 전, 현재의 C역은 존재하기 않았다. 기차는 역말이라는 곳을 통과했을 뿐이다. 역말에는 부랑민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논과 밭이 많았다. 점차 저수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마침내 인공 호수를 파기로 결정났다. 대상지는 부랑민촌이었다. 부랑민들에게 철거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부랑인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나름대로 철저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혈육없이 홀로 살던 할머니 한 명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물 속에 잠기는 변을 당했다.

몇 년 후 한 여자의 익사체가 얼굴을 하늘을 향한 채 A호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신의 신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1년이 또 흘렀다. 그때 그 노파인지의 여부도 불분명했다. 이내 사건은 잊혀졌다.

호수에 담긴 사연을 모르는 20대 남자 두 명이 A호 둑길 위에 서 있었다. 당시에는 경계등도 없었으나 달빛만으로도 길을 알아볼 수는 있었다. 한 남자가 먼저 둑길을 달렸다. 내기라도 한 듯, 다른 남자도 내처 뛰었다.

앞서 가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빨리 와'라고 외쳤다. 그리고 마치 운동장 트랙 코너를 도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A호로 들어갔다. 호수 위에 길이 나기라도 한 듯. 그것으로 끝이었다. 남자의 시체는 영영 떠오르지 않았다.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에는 여자, 그 다음해에는 남자가 A호의 제물 이 되었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아니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서건 A호는 1년에 한 명씩 삼키고 있다. 여자의 익사체는 발견되지만, 남자 시신은 종적이 묘연하기만 했다.

익사자들은 D대와 무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구태여 그곳까지 와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다른 학교의 학생과 타지인들이 A호를 찾아와 빠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자살도 타살도 아닌 익사자도 있다. 낚시하던 세 남학생 중의 하나가 바로 그다. 낚시 도중 한 명이 낚싯대를 호수에 빠뜨렸다. 셋이서 안간힘을 썼지만 바로 코앞에 보이는 낚시대를 끌어낼 수가 없었다. 결국 낚싯대 건지기를 포기한 채 자취방에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녘, 낚싯대를 놓친 학생이 벌떡 일어났다.

"낚싯대를 꼭 찾아오겠어."

혼자 나간 친구가 걱정스러워 두 학생이 A호로 뒤쫓아 갔다. 친구는 "라이프 가드 자격증도 있는데 뭘..."이라며 웃옷을 벗고 호수 안으로 한발두발 들어갔다. 그렇게 그는 사라졌다. 시신도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옛날 그 거지 할머니의 저주여"라고 말한다. 작년에도 남학생 한 명이 A호의 제물이 되었다. 올해는?

정상적인 죽음의 경우에는 저승사자들이 와서 데리고 가지만 비정상적인 죽음일 때에는 저승사자들이 안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혼자서 저승을 찾아가야하는데 무척 힘들다고 하네요 이럴 때 신이 귀를 떠나지 못하고 지박령이 되기도 한다. 원한이 깊을 때도 안떠가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