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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조상, 100만년 전부터 불 사용

세덕 2012. 4. 12. 15:17

인류 조상, 100만년 전부터 불 사용



인류 조상, 100만년 전부터 불 사용  

매일경제  2012.04.03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직립인간)가 100만년 전 불을 사용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는 인류의 조상이 불을 처음 사용한 시기가 70~80만년 전일 것으로 학계는 추정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견은 인류 진화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AP통신과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이 인간의 불 사용의 증거를 발견한 칼라하리사막의 가장자리 인근에 위치한

남아 프리카 공화국의 Wonderwerk라는 거대한 동굴 사진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는 미국·캐나다·남아공 출신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들이 칼라하리 사막과 가까운 남아공의 고인류 유적지 본더벌크 동굴에서 식물의 재와 불에 탄 동물 뼈 등을 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반복적으로 불을 사용했을 때 생기는 물질이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물질은 물 또는 바람에 실려 동굴 안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동굴 안에서 불에 탄 뒤 생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동굴인이 벼락 등 자연발화로 불타는 물질을 동굴 안에 들여온 뒤 한 곳에서 계속 사용했던 것으로 봤다. 불 사용의 또 다른 증거인 표면이 갈라진 철결석도 발견된 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불을 사용한 동굴인은 호모 에렉투스일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주변에서 발견된 돌 연장이 단서였다. 호모 에렉투스는 주먹도끼, 돌도끼, 발달된 형태의 찍개를 사용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며 이 동굴에서 발견된 돌 연장도 비슷한 모양이었다는 것이다.

처음 소방 인간

남아 프리카 Wonderwerk 동굴에서 paleosurface에 구운 뼈의 현미경

상당한 논란이 있지만 약 160만년 전 지구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25만년 전까지 생존한 호모 에렉투스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지혜로운 인간)의 직계조상으로 분류된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년 전 등장한 뒤 현존하는 유일한 인류 종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인류의 불 사용 연대가 30만년 빨라졌다"며 "이는 호모 에렉투스도 생활 방식의 하나로 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불 사용 기원은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지만 지금껏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불 사용 흔적은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70~80만년 전의 그슬린 토기 파편이다.

연구진은 초기 인류가 불을 이용해 온기를 유지하고 밤중에 포식동물의 접근을 막았으며 음식이 잘 소화되도록 요리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모닥불 주위에 모여 서로 어울리는 것은 인류 진화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더 나아가 이들 동굴인이 불을 통제하고 고기를 익혀 먹게 된 것이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빠르면 인류의 뇌가 급격히 확대된 160만년 전 경부터 인류가 고기를 익혀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100만년 전 이전과 이후의 증거를 추가로 확보해 불 사용법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밝히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글. 진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