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주와 인간의 신비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주변화의 원리(음양오행 법칙)’를 통해 우주운행의 목적을 깨우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상생과 상극으로 어우러진 우주 김덕기(증산도 본부) 지난 호에는 음양오행의 기본개념인 음양(陰陽), 토(土)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호에는 사상(四象)과 오행(五行), 상극(相克) 상생(相生)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순환의 네 걸음, 생장염장(生長斂藏)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는 당신님께서 다스리시는 우주의 통치 법도를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고 밝혀주셨습니다.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道典 2:20: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습니다. 새싹이 나서[生] 자라고[長] 열매를 맺고[成] 휴식[藏]하고, 그리고 다음해에 다시 싹을 틔우고…. 초목이 이렇게 생장염장으로 순환하는 목적은 자신의 종(種)을 영속시키기 위함입니다. 인간 역시 아침, 점심, 저녁으로 그날 일과를 마치면 밤에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 하루라는 순환의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낳고, 자라고, 열매 맺고, 휴식하는 과정을 통해 영원히 순환을 지속합니다. 그러면 인간의 성장과정은 어떨까요? 인간은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일생을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자식을 낳음으로써 대(代)를 이어갑니다. 인간에게 있어 순환의 네 번째 단계인 노년기가 지나면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 ‘4’와 사(死)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것은 발음이 같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숫자 4는 사지(四肢), 사방(四方), 사상(四象) 등 기본 골격을 구성하는 데 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상체질 양의 기운이 태동하는 봄은 소양(少陽), 양의 기운이 제일 강한 여름은 태양(太陽), 음의 기운이 태동하는 가을은 소음(少陰),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한 겨울은 태음(太陰)에 해당합니다. 또한 사상(四象)은 한의학에서 인간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로 분류할 때도 사용됩니다. 삼국지(三國志)의 등장인물 중 유비는 태음인으로 모든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품을 수 있는 겨울과 같은 사람입니다. 관우는 태양인으로 얼굴이 대춧빛처럼 붉고 의로운 일에 발벗고 나서는 여름과 같은 사람입니다. 장비는 소양인으로 성격이 급하고 풍류를 좋아하는 봄과 같은 사람입니다. 제갈량은 소음인으로 사색하기 좋아하고 조용한 성격의 가을과 같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사상인 모두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엮어가는 것도 삼국지가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사신도(四神圖) 방위도 동서남북 네 방위가 있습니다. 각 방위는 각기 성격이 다릅니다. 동쪽은 생(生)하는 방위이고, 남쪽은 분열 성장(長)의 방위이고, 서쪽은 수렴[斂], 북쪽은 휴식[藏]을 취하는 방위입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이 방위에는 각 방위를 주재하는 신(神)을 배속하였습니다.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사신도(四神圖)에 잘 나타나 있는데, 동쪽에는 청룡(靑龍), 서쪽에 백호(白虎), 남쪽에 주작(朱雀), 북쪽에 현무(玄武)를 그려놓았습니다. 우주를 변화시키는 조화의 근원, 토(土) 생장염장의 기본 틀은 원을 그리며 순환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순환을 지속시켜주는 보이지 않은 힘이 존재합니다. 차에 네 개의 바큇살을 가지고 있는 바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바퀴는 스스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바퀴가 돌아가는 것은 근원적인 힘인 엔진이 있기 때문입니다. 엔진과 연결된 축은 바퀴의 중심에 연결되어 바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처럼 생장염장(生長斂藏)으로 우주가 순환하도록 하는 근원적인 존재, 그것이 바로 토(土)입니다. 토는 우주의 변화(變化)를 지어내는 힘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토의 작용을 조화(造化)라고 합니다. 오행의 색과 건강 최근 음식을 색깔에 따라 질병치료에 응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간에는 청색음식이 좋고, 심장에는 붉은색 음식이 좋고, 비장에는 노란색 음식이 좋고, 폐에는 흰색 음식이 좋고, 신장에는 검은색 음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오행학에서 얘기했던 것을 과학에서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화를 내면 간이 상하고,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상하고, 생각을 많이 하면 비위가 상하고, 너무 슬퍼하면 폐가 상하고, 공포를 많이 느끼면 신장이 상한다고 합니다. 오행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상생과 상극 이렇게 우주는 오행(五行)으로 구성되어 순환 변화합니다. 그런데 오행은 실제 변화를 할 때 서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남녀가 만나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합니다. 서로 싸우는 관계를 상극(相克)이라고 하고 서로 돕는 관계를 상생(相生)이라고 합니다. 상생(相生) 상생의 과정을 초목의 성장에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씨는 수(水)에 해당합니다. 씨를 심으면 싹이 납니다. 싹은 목(木)에 해당합니다. 이것을 수생목(水生木)이라고 합니다. 싹이 자라 가지가 뻗고 잎이 나면서 성장하는 것을 목생화(木生火)라고 합니다. 하지만 식물은 무한히 크지 않습니다. 식물이 자라는 목적은 열매를 맺는 것이므로 꽃이 피면 식물은 모든 영양분을 꽃으로 보내게 되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를 화생토(火生土)라고 합니다. 꽃은 변화를 일으키는 역할(土)을 한다고 해서 꽃 화(花)는 풀 초(艸)와 될 화(化)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이 지면서 열매를 맺는 것을 토생금(土生金)이라고 하며, 열매 속에 씨가 생기는 것을 금생수(金生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이 상생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선악(善惡)이 공존하듯 상생과 함께 상극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우주는 왜 상극의 과정을 두었을까요? 상극(相克) 아름답게 호수에 떠있는 백조는 물밑에서 부단히 다리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달걀 속의 병아리는 껍질을 깨뜨려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상의 이면에 상극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상생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극을 필요극(必要克)이라고 합니다. 상극의 예를 들면, 나무의 새싹이 흙을 뚫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목극토(木克土)라고 합니다. 제방을 쌓아 물을 막는 것은 토극수(土克水)입니다.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는 것은 수극화(水克火)입니다. 불을 사용하여 금은보석을 제련하는 화극금(火克金)입니다. 또 자라나는 새싹 옆에 쇠를 놓으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금극목(金克木)입니다. 이렇듯 우주가 변화할 때는 언제나 이 상극과 상생의 양면을 띠게 됩니다. 즉 상극의 과정을 거쳐야만 상생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목(木)이라는 것은 기운이 곧게 뻗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기운이 곧게 뻗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운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수지에서 물을 내보낼 때 만약 수로(水路)가 없다면 물은 목적지까지 곧게 가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제방을 쌓아[土克水] 수로를 만든 후 물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水生木]. 나무도 금극목(金克木)으로 딱딱한 재질을 만든 후 그 안쪽의 물관과 체관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순환시켜 성장을 해나갑니다. 중도(中道)의 길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놈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체벌하는 것을 흔히 사랑의 매라고 합니다. 체벌하는 것은 분명 상극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극이 없다면 판단 능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은 방종(放縱)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너무 심하게 체벌하게 되면 반발심이 생겨 오히려 탈선(脫線)을 유발하게 됩니다. 상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생이 메마르면 애정결핍이 되지만 너무 지나치면 버릇이 없게 됩니다. 중(中)을 벗어나면 마침내는 병(病)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는 항상 중(中)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大學)』에 보면, ‘윤집궐중(允執厥中)’, 진실로 중(中)을 잡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중(中)에서 벗어났기에 무도(無道)가 판을 치고, 천하가 모두 병들어 있습니다. 중도(中道)를 지키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중을 잡아가는 과정이 도(道)를 닦는 마음일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