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고종황제>역사미스테리. 고종황제의 재조명, 대한제국 본문

역사 이야기/잊혀진 역사

<고종황제>역사미스테리. 고종황제의 재조명, 대한제국

세덕 2013. 12. 13. 13:42

<고종황제>역사미스테리. 고종황제의 재조명, 대한제국
<고종황제>역사미스테리. 고종황제의 재조명, 대한제국
 

대한제국 고종은 무능한 황제로 인식돼 있고 순종은 아예 얘깃거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나라가 기울자 당황한 나머지 ‘마지막 황제’ 고종은 오판과 실수를 반복해 무능한 리더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시도한 고종의 눈물겨운 노력들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고종은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선포하고 천제, 즉 하늘의 제사를 지냈다. 천제는 천손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행사로 태곳적부터 거행됐다. 천제는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등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사대주의 색채가 짙어진 조선시대에 이르러 천제의 맥은 완전히 끊겼다. 위화도 회군 때부터 중국이라는 ‘큰집’이 생겼으니 ‘작은집’이 제를 지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고종황제는 무엇보다도 천제를 부활함으로써 중국 황제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대등한 지위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다. 고종이 천제를 지낸 환구단은 현재 사적 157호로 지정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 자리에 일부가 남아 있다.

환구단은 원구단이라고도 하는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졌다는 고대 우주관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둥근 천단에서 천제를 지낸 흔적은 놀랍게도 홍산 문명 유적지에도 남아 있다. 환구단 천제와 개천절에 열리는 강화도 참성단 행사, 태백산 개천행사, 민족종교 자체행사 등으로 겨우 천제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 환구단의 원래 모습. 현재는 맨 왼쪽 건물만 남아 있다.  ⓒ연합뉴스 

 


환구단을 가보면 ‘황성옛터’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일제가 환구단 대부분을 허물고 그 자리에 철도호텔을 지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철도호텔이 오늘날 조선호텔이다. 이제는 건물 하나만 남아 있는데 담장도 없는 그곳에 세워진 안내문을 읽고 외국 관광객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또한 ‘대한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 덕분에 후손들은 ‘대한민국’이라는 훌륭한 이름을 가진 나라를 세울 수 있게 됐던 것이다. 여기서 ‘대한’이란 말은 ‘삼한’에서 비롯됐고 ‘삼한’이란 말은 고조선이 넓은 영토를 ‘마한’, ‘번한’, ‘진한’으로 나눠 통치한 것에서 비롯됐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를 상징하고 있는 국기인 태극기도 고종의 지침에 따라 박영효 수신사가 그린 것이다. 태극기에 관해서는 이 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 우리 태극기가 5,500년이나 됐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어떤 나라가 5천 년이 넘은 국기를 가지고 있을까?

태극기는 5,500년 전 우리 조상 태호복희가 원래 8괘로 만들었다. 8괘 태극의 동서남북 방향으로는 해(불), 달(물), 하늘, 땅—천문 4괘가 각각 자리를 잡고 대각선 방향으로는 강, 바람, 벼락, 산—지리 4괘가 자리를 잡았다.

 

 
▲ 태호복희의 팔괘태극  


박영효는 일본으로 같이 가던 영국 선장이 ‘8괘 태극은 중국이나 일본에도 흔해 어느 나라 국기인지 모른다’ 같이 충고하자 지리 4괘를 뺀 국기를 만들어 걸게 된다. 이것이 바로 천문 4괘로 만들어진 현재의 우리 태극기인 것이다.

또한 태극기는 세계의 수많은 국기 중 유일하게 ‘우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이제는 우리나라 국기가 돼 ‘태극전사’는 우리나라 선수가 됐고 ‘태극날개’는 우리 국적기가 된 것이다. 이 또한 태극기를 제정한 고종 황제 덕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우리가 당연한 듯이 사용하고 있는 책력의 관련법령도 고종의 1895년 칙령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100년이 넘도록 법규가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2010년 7월 2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천문법’을 공포되면서 고종 시대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 다민족국가 시대에 역행하는 국수주의적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글로벌시대에 들어갈수록 우리의 정체성 확립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더욱 많다. 이제 TV 광고 끝마다 ‘본토 발음’을 다는 나라가 돼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