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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보다 日銀의 테이퍼링이 더 문제

세덕 2013. 12. 13. 14:53

연준보다 日銀의 테이퍼링이 더 문제

연준보다 日銀의 테이퍼링이 더 문제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전 세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온통 주목하고 있으나 정작 큰 걱정은 일본은행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지적했다.

FT는 '연준은 잊고 일본의 테이퍼링을 주목하라'는 질리아 테트의 기명 기고에서 이처럼 경고했다.

테트는 아베노믹스가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을 명백히 바꿨으나 문제는 모호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이라면서 일본은행 부총재 출신인 이와타 가즈마사(岩田一政)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의 경고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 추세로 가면 2014년 말 일본은행 보유 일본 국채가 190조 엔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보유 규모가 급증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만기가 연장되는 점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즉, 일본은행이 장기물 매입에 초점을 맞추면서 보유 물량 만기가 아베노믹스 실행 이전의 평균 3년에서 7년으로 대폭 연장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때문에 수익률 커브가 무디어지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 재무성도 장기채 발행을 늘리기 때문이라고 이와타는 경고했다.

재무성과 손발이 이처럼 맞지 않기 때문에 장기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채권 수익률(장기 금리)을 떨어뜨리려는 일본은행의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진짜 문제는 미래라고 경고했다.

일본은행이 언젠가는 정상 기조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시점에서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보유 국채 매각으로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채권 가치는 수익률과 반대로 가기 때문에 수익률 상승은 시세 하락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에 대거 예치된 시중은행 잉여 자금 수수료까지 금리 상승으로 뛰는 부담도 일본은행이 안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이와타 보고서는 그렇다고 아베노믹스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끝날 때라고 우려했다.

그때가 되면 일본은행의 포트폴리오 손실이 불가피할 텐데 이것을 일본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문제도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부담 때문에 일본은행이 아예 출구 전략을 모색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보고서가 우려했음을 테트는 지적했다.

테트는 과거를 보면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축소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면서 90여 년 전 출구 전략을 고심하던 통화 이사가 암살됐음을 상기시켰다.

또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본은행 고위 간부가 자살하기도 했음을 테트는 덧붙였다.

테트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어떤 파급 효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거듭 경고하면서 칼럼을 끝냈다.

jksu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