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정음정양(正陰正陽; Equal Yin and Yang 본문

증산도는./증산도 일문일답

정음정양(正陰正陽; Equal Yin and Yang

세덕 2012. 3. 22. 13:20

   정음정양(正陰正陽; Equal Yin and Yang)

 

정음정양의 원리로써 천지의 모든 만물이 상호 조화된다

 
선천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세상이라. (『도전』 3:334:1)

 
이 때는 해원(解寃)시대라. 몇천 년 동안 깊이깊이 갇혀 남자의 완롱(玩弄)거리와 사역(使役)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도전』 4:44:1)

 선천이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우주질서를 갖는다면 후천은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질서를 갖는다. 전자는 음양의 부조화를 뜻하고 후자는 음양이 상호 균등한 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후천의 새 하늘은 바로 음양의 질서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 정음정양의 하늘이다.
정음정양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바른 음, 바른 양이라는 뜻이다. 음양이 바르다는 것은 고르다는 의미와 같다. 즉 음양이 고른 것을 정음정양이라고 한다. 그러면 음양이 고르지 않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음양의 구성과 작용이 고르지 못하여 천지간의 만물들이 상호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대립 투쟁하는 상태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음정양은 이러한 편음편양(偏陰偏陽), 혹은 억음존양(抑陰尊陽)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음양이 고르고, 그래서 천지간의 만물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상생할 수 있는 우주 질서를 말한다.

 

정음정양은 후천 가을시간대의 우주질서

 정음정양은 우주의 순환운동과 상관적이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생장염장, 즉 우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갖고 있으며 이 사계절을 우주 1년이라고 한다. 우주는 선천개벽하여 만물이 생(生)하는 봄과, 그 생한 만물을 길러내는(長) 우주의 여름, 그리고 그 여름의 극(極)에서 후천개벽을 통해 모든 생명이 열매맺고 만물이 수렴되는 가을, 그리고 통일되어 긴 휴식기에 들어가는 겨울, 사계를 되풀이하며 끝없이 순환한다. 정음정양은 이 중 바로 가을시간대의 우주질서이다.

 

정음정양의 우주론적 의미

 정음정양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우주론적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의미이다. 후자는 전자에 종속된다. 즉 우주론적 정음정양을 통해서만 사회적 의미의 정음정양이 가능해진다. 우주순환론에 대한 증산 상제님의 언급에서 우리는 정음정양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있으며, 특히
“일월의 정음정양 대개벽공사”(『도전』 4:62의 제목)는 우주 주재자로서 증산 상제님이 천지음양의 질서를 새롭게 예정하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다. 선천과 후천의 음양관계는 우주의 환경과 관련되고, 우주의 환경은 우주의 운동과 분리되어 생각될 수 없다.

 선천에서 후천으로의 전환은 기울어진 지축이 바로 섬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이를 증산도에서는 후천개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축이 기울어지고 바로 섬은 천지간(天地間)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증산 상제님은 선천을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않은 양(陽)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다.(즉 억음존양) 이 양의 시대에 모든 만물은 양기운을 받아 분열성장하게 된다. 이러한 선천의 양기운은 바로 지축의 경사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천에 이 양기운이 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지구의 지축은 동북방향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결과 모든 선천의 우주운동은 삼천양지작용(三天兩地作用)을 받게 된다. 삼천양 지운동이란 양작용이 3/5이고 음작용이 2/5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천체의 기본은 북극이다. 북극은 물로써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것을 감(坎)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의 북극은 동북으로 경사져 있다. 북극이 동북으로 경사졌다는 말은 바로 인력의 과강(過强), 즉 태과(太過)를 의미한다. 다시말하면 북극은 정상적인 감의 작용을 하여야만 하는 것인데 북극이 경사졌기 때문에 태과(太過) 즉 비정상적인 과강현상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천체는 북극을 중심으로 28수(宿)이 나열되어 있는데 그 중에 16수(宿)은 북극에 모여 있고 12수(宿)만이 남극에 배열되어 있다. 그런즉 이것은 북극의 인력상태가 태과(太過)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감의 태과는, 즉 이(離)의 과항(過亢)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결과는 모든 우주운동으로 하여금 삼천양지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북극이 경사(傾斜)져 있기 때문에 일월성신(日月星辰)도 그와 같이 경사지고, 지구를 비롯한 모든 우주만물도 다 그렇게 되어 있다. 따라서 만물은 삼천양지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주의 현상은 선천이 왜 양의 시대이고 이 양의 시대가 왜 상극의 시대인가를 알려준다. 선천의 양의 태과(太過)는 선천의 모든 존재자들이 상호 克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이를 증산 상제님과 태모 고수부님은
“선천은 상극의 운”(『도전』 2:12:4), “억음존양의 시대”(『도전』 2:33:1), “천지도수와 음양이 고르지 못한, 편음편양(便陰便陽)”(『도전』 11:64:3, 4) 시대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축정립을 통해 우주의 이치가 정음정양으로 바로 섬

 이러한 억음존양의 우주상태는 지축이 바로 섬으로써 정음정양으로 전환된다. 지축이 선다는 것은 지축의 경사로 인한 양의 태과(太過)상태를 벗어나서 양과 음이 동등한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산 상제님이 말한 바
“정음정양”(『도전』 4:62)은 음과 양의 작용이 동등하게 되고, 우주가 가장 정상적인 운동을 하게 됨을 뜻한다. 이러한 후천의 정음정양의 우주는 우주 내 모든 생명존재를 살림의 길로 인도한다. 즉 우주와 우주의 이치가 조화롭다는 것은 그 우주 내 모든 생명존재가 그 생명의 본성을 회복하는 바탕이다.

 

선천의 억음존양의 이치가 인간 문명에 끼친 해악

 여기서 우리는 우주론적 정음정양이 바로 우주 내 모든 존재자들의 생명과 행위에 있어서의 정음정양, 즉 사회적 혹은 실천적 정음정양의 근거가 됨을 알 수 있다. 선천은 음양이 고르지 못하고 천도(陽道) 중심의
“편음편양(便陰便陽)”(『도전』 11:64:4) 우주이므로 땅보다 하늘을 높이고, 인간보다 신을 높이며, 여자보다 남성을 더 높이 받드는 현상이 일어나며, 더 나아가 강자와 가진 자들이 약자와 가난한 자를 억압하는 사회질서를 갖게된다. 이리하여 억음존양은 인사와 만사에 불균형, 부조화, 부조리, 사회악을 발생시키고, 인간과 신명에게는 원한이 맺히게 한다.

 ‘억음존양’에 대한 실천적 규정은 ‘우위를 차지하는 강자를 높이고 약자를 억압하는 사회관계’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존재상황으로서의 억음존양은 궁극적으로 실천적 관계에 있어서 억음존양의 근거이다. 즉 자연적 억음존양은 인간의 관계를 상극적 관계로 설정하고 상극적 관계는 상호 극적 대립의 관계를 낳도록 한다. 그러한 대립의 관계에서 약자는 강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억압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약자는 강자에 의해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억압당하게 되며, 약자는 강자에 대해,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더 나아가 그러한 사회적 관계의 근거인 우주의 질서에 대해 원(寃)과 한(恨)을 품게 된다.

 

‘억음존양’을 ‘정음정양’의 새 질서로- 상제님의 천지공사

 억음존양이라는 사회적 관계의 일차적 원인은 자연적 억음존양이므로 억음존양으로 생긴 원한을 근원적으로 해원하기 위해서 우주질서적인 억음존양이 먼저 수정되어야 한다. 증산 상제님의 천지공사는 음양의 질서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며, 이는 천지의 질서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우주의 조화로운 음양질서에 따라 화육(化育)되도록 하는 것이다. 증산도 사상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정음정양의 동권(同權)사상과 억울하고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증산 상제님의 애정이다.
『주역(周易)』에서는 선후천의 음양관계에 대해 괘상(卦象)을 통해 설명한다. 즉 선천은 천지비(天地否:)의 형상으로 남성을 상징하는 양이 위에 있고, 여성을 상징하는 음이 아래에 놓여 음양이 상호 조화로울 수 없으나, 후천은 음인 여성이 위에 있고, 양인 남성이 아래로 놓이는 형상의 지천태(地天泰:)의 세계가 펼쳐진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 천지비는 음양(陰陽)의 부조화(不調和)로 상징되며, 상극(相克)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데 비해서, 지천태(地天泰)는 후천을 상징하는 괘상으로 음양이 자유로이 교류함으로써 조화를 이루어 안정을 이루는 상생(相生)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산 상제님은 이에 대해
“선천은 천지비(天地否)요, 후천은 지천태(地天泰)니라”(『도전』2:36)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