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보은(報恩; Offering Gratitude and Repaying) 본문
보은(報恩; Offering Gratitude and Repay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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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報恩)의 의미
보은이란 ‘받은 은혜를 되돌려 보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은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증산 상제님은
“우리 공부는 물 한 그릇이라도 연고 없이 남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공부니 비록 부자 형제간이라도 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마음으로 반기어 잘 대우하면 그 사람은 모를지라도 신명(神明)은 알아서, 어디를 가든지 대우를 잘 받게 되느니라.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고 반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라.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하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반지은(半飯之恩)도 필보(必報)하라’ 하노라”(『도전』 2:40:1-4)
고 하는 말씀으로 보은의 중요성에 대해 쉽고 명쾌하게 깨우쳐주고 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은혜를 입었다면, 그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증산도의 보은 사상은 상생, 해원과 함께 천지공사의 핵심이념이며 또한 인간 생활윤리의 기본규범이다. 이 보은 사상이 갖는 중요성은 “배은망덕 만사신(背恩忘德 萬死神)”(『도전』 7:50:2)이란 말씀에서 잘 나타난다. 즉 증산 상제님은 인간으로서 자신이 받은 은덕을 저버리는 불의한 자는 만 번 죽어도 마땅하다고 경계하는 것이다. 우주의 가을은 온갖 불의를 숙청하여 의(義)의 푯대를 세우는 개벽철이다. 그러므로 인종 씨를 추리는 이 가을 개벽기에 생명의 열매를 맺으려면, 반드시 의로써 근본의 은혜에 보답하여야 한다.
이러한 은혜 갚음, 즉 보은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보은의 주체와 대상이 있어야 한다. 보은의 대상은 은혜의 구체적 내용과 그 은혜를 베풀어 준 모든 존재이며, 보은의 주체는 은혜를 입은 자이다.
자연의 오묘한 변화와 인생의 모든 일은 그 어느 것도 주고받는 법칙을 벗어난 것이 없다. 은혜를 주고받음은 생명의 조화와 창조의 원리이다. 인간은 부부간에, 부모와 자식간에, 형제간에, 사회 구성원간에, 더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모든 생명존재와 은혜를 주고받는다. 즉 우주의 만물은 상호 유기적 관계 속에 있으며 주고받음은 필연적 존재관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은은 천지만물의 상호작용의 한 측면이다.
보은에 대한 가장 압축적이고 명확한 표현은 ‘천지보은’이다. 즉 우주 내의 모든 생명존재는 그 생명의 근원이며, 만물의 존재근거인 천지와 천지의 주재자에게 보은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증산 상제님은 이를
“도통천지보은(道通天地報恩)”(『도전』 6:82:5)
이라고 표현한다. 천지의 은혜에 대한 궁극의 인식은 도통이며, 도통을 통해 천지의 낳음과 기름의 원리에 대한 체득은 곧 천지의 은혜(天地之恩)에 대한 중요한 화답이다. 이 말에서 보은의 깊은 의미와 우주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증산 상제님은 지금 이 시대를 선천의 말기라고 규정하며 후천이 개벽되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때라고 하였다.
이 때는 선천의 모든 원과 한이 해원되고 상호 상생하는 생명의 대도를 실천해야하는 때이다. 해원과 상생은 우주의 질서가 개벽되는 상황 속에서 가능하며, 이러한 개벽천지는 곧 모든 생명존재 상호간에 쌓인 원을 풀고 죽임의 우주가을에서 비로소 진정한 삶을 부여하는 상생을 실천하는 바탕이다. 이러한 우주 생명관계의 근본바탕은 보은이다. 천지의 은혜에 대한 철저한 인식에서 진정한 해원과 상생의 실천이 가능하다.
해원은 선천이래 쌓여온 원을 풀어 새로운 생명의 근거를 마련하여 주는 것이며, 상생은 말 그대로 살림, 즉 우주 가을의 추살, 죽임에서의 살림이다. 이 양자는 바로 선천의 묵은 생명, 죽어가는 생명을 영원히 살리는 살림의 은혜이다. 이러한 은혜에 대한 보답은 우주의 이치에 따른 삶을 벗어나서 불가능하다. 굳이 증산 상제님이 ‘배은망덕은 만사신’이라고 극단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바로 보은이 갖는 우주적 의미로 인해서이다. 천지가 뭇 생명을 낳아 길러준 것에 대한 은혜는 그 무엇보다도 크다.
“하늘과 땅을 형상하여 사람이 생겨났나니 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니라. 하늘 땅이 사람을 낳고 길러 사람을 쓰나니 천지에서 사람을 쓰는 이 때에 참예하지 못하면 어찌 그를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느냐!”(『도전』 2:23:2-6)
라는 증산 상제님의 말씀은 바로 이를 의미한다.
해원과 상생을 통해 생명에 보은한다
그렇다면 보은의 방법은 무엇인가? 은혜를 알 때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이며 당위이다. 우리는 우주론적 관점에서 해원의 가능성을 억음존양이라는 선천의 질서가 후천개벽되어 새롭고 완전한 질서인 정음정양의 질서로의 전환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정음정양은 바로 우주와 인간이 조화롭게 만나는 토대이기도 하다. 해원은 천지의 이치가 새롭게 열리는 곳에서 가능하며, 그 새천지의 열림을 주재하는 주재자의 의지 속에서 가능하며, 그 의지에 따른 실천이 있을 때 가능하다. 여기서 인간은 천지의 이치에 보은하게 되고, 그 열림의 주재에 보은하게 되며, 원을 풀어준 구체적 행위에 대해 보은하게 된다.
해원과 상생은 살림의 길이며, 그 살림의 길에서 생명을 얻게 되는 모든 존재는 그 새로운 생명의 살림에 보은하게 된다.
"사람을 많이 살리면 보은(報恩)줄이 찾아들어 영원한 복을 얻으리라.
(『도전』 5:317:5)
척과 살기의 근원인 원을 풀어버리는 것은 스스로의 심법개벽을 통해 자신의 생명성을 되찾는 것이면서 동시에 더 나아가 그 원(寃)의 대상에 대한 살림의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이러한 해원사상의 결론은 곧 살림이며, 그 살림은 보은으로 드러난다 해원과 상생은 이렇게 보은사상과 실천적 관련성을 맺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은은 해원과 상생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천지 음양의 이치를 깨달을 때, 천지보은이 가능하다. 즉 보은은 은혜에 대한 인식에서 성립되는데 그 은혜에 대한 인식은 천지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을 떠나서는 가능하지 않다. 해원, 상생, 보은은 모두 마음의 개벽을 통해서 그 실천적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대인을 배우는 자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하여 천지의 화육(化育)에 나아가나니”(『도전』 4:74:10)
이런 경지에서만이 해원, 상생, 보은이 가능하게 된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3재(才)가 이렇게 은혜의 수수법칙으로 일체가 되어 상호 완성된다. 보은의 이념은 황폐해진 자연과 신명과 인간의 분열을 재결합시켜 통일로 인도할 수 있는 상호보완의 이념이다. 증산 상제님은 지상에서는 인간 상호간에 신세진 것과 은덕을 베푼 것을 서로 갚으며, 천상에서는 신명끼리, 또 지상의 인간과 천상의 신명간의 은혜를 서로 갚도록 보은의 길을 열어 주었다. 보은은 천지성공시대를 맞이하여 하늘의 천상세계와 지상의 인간세계의 원한을 풀고 서로 살리고 구원해주는 상생의 다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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