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 생매장? 인간 수십억 '살처분' 시점 다가온다!"
"소·돼지 생매장? 인간 수십억 '살처분' 시점 다가온다!"
[인터뷰] 생매장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돼지의 음울한 예언
기사입력 2011-02-25 오후 6:18:14
지난 석 달간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소, 돼지 수백만 마리가 단지 '전염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생매장되는 현장을 보면서 몸서리를 쳤다. 아직 죽지 않은 소, 돼지가 살겠다고 몸으로 쏟아지는 흙을 피하며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바로 그 소, 돼지를 불판에 구우면서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눌지 모른다. "앞으로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 좀 오르겠는걸." 어쩌면 그런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밑에는 고기 냄새를 맡고 달려온 개, 고양이가 다리에 몸을 비비며 고기 한 점을 기다리고 있을 테고.
소, 돼지의 끔찍한 살육의 현장을 신문, 방송을 통해서 지켜보던 이들 중 몇몇은 (소, 돼지만 먹지 않는) '채식'을 선택한 자신의 결심이 "옳았다"며 주저하는 지인들에게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던 그의 젓가락에는 참치회가 들렸을 수 있고, 술자리가 끝나고 나면 그는 쇠가죽으로 만든 구두를 신을 것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 이런 모습에 메스를 들이댄 책이 잇따라 나왔다.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멜라니 조이의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노순옥 옮김, 모멘토 펴냄), 할 헤르조그의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김선영 옮김, 살림 펴냄).
이런 책을 만약에 이번에 생매장된 소, 돼지들이 읽는다면 어떻게 말할까? '프레시안 books'는 어렵게 지난 11월 경상북도 안동에서 최초로 생매장됐다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돼지 한 마리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경북 모처에서 은신 중인 그 돼지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 자세한 정보는 생략한다. 그 돼지는 자신을 '소크라테스'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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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매장 현장에서 목숨을 건진 돼지 '소크라테스'. ⓒ프레시안(손문상)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