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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해함대 ‘주적’ 美·日로 바꿨다

세덕 2012. 7. 12. 17:28

 

中 동해함대 ‘주적’ 美·日로 바꿨다


“美와 亞 연계 단절이 임무” 센카쿠 모의상륙 실탄훈련도

 

문화일보 | 박선호기자 |

 

입력 2012.07.12 14:01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군사적 패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영토분쟁에 따른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처음으로 동해함대의 주적을 일본과 미국으로 바꿔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중국 동해함대는 지난 1955년 대만에 맞서기 위해 창설된 부대인데 동아시아지역에서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주적을 대만에서 미국과 일본으로 바꾼 것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12일 중국 군 내부 인사의 발언을 인용, "중국 동해함대의 주적이 미국과 일본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평론가는 "미국이 아시아 각국과 군사합동훈련을 벌이며 군사적 연대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동해 함대는 미국과 아시아 각국의 연계를 끊는 것을 최종 임무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맹방인 일본에 주둔해 (중국의) 섬을 빼앗는 것을 막는 것도 동해함대의 주요 군사전략"이라며 "이에 동해함대는 일본과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콩의 밍바오는 11일 현재 실탄 훈련 중인 중국 동해함대가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한 모의상륙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밍바오는 마카오 군사전문가 황둥(黃東) 국제군사회 회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군이 댜오위다오 상륙을 배경으로 수차례 훈련을 하고 있다"며 "댜오위다오를 쟁취하기 위해 상륙은 필수적이며 군대 주둔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닝보(寧波)를 모항으로 하고 있는 중국 동해함대는 잠수정·대잠수함장비 등을 강화하면서 중국 제2의 함대로 급성장했다.

이처럼 중국 동해함대가 미국과 일본을 주적으로 상정한 것은 그만큼 아시아·태평양 일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한국, 일본, 필리핀 등과 군사훈련에 나서면서 중국은 상당한 위협을 느꼈고, 이에 따라 군사적 대응 방안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동해함대의 실탄 훈련 등을 볼 때 중국이 일본과의 갈등을 끝까지 밀고 나갈 각오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해 둬웨이는 평소와 달리 중국 동해함대의 훈련 통지가 인민해방군 명의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동해함대 지역부대 명의로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마카오 군사전문가 황둥(黃東) 국제군사회 회장도 "이는 중국이 향후 일본과 갈등이 벌어질 경우 군 고위층 간의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이미 2010년부터 중국을 일본 방위의 가장 큰 위협이자 주적으로 상정한 상태이다. 이의 직접적인 원인은 그해 4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이다. 이후 벌어진 중·일 갈등에서 일본 측이 말 그대로 치욕스러운 외교적 참패를 당하면서 일본은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게 됐다.

이에 일본은 2010년 12월 6년 만에 '일본신방위대강'을 개정해 중국을 "지역과 국제사회의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이는 냉전 시절인 1976년 소련의 위협을 상정해 첫 방위대강을 마련한 이후 34년 만에 주적을 중국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최현미 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