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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선경(後天仙境; The World of the Later Heaven) 본문

증산도는./증산도 일문일답

후천선경(後天仙境; The World of the Later Heaven)

세덕 2012. 3. 13. 13:05

  후천선경(後天仙境; The World of the Later Heaven)

 

개벽 이후의 신천신지(新天新地)- 후천선경

  후천선경은 후천개벽으로 이루어지는 지상낙원이다. 이는 조화선경, 혹은 10천선경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후천에 이루어지는 선의 세계가 곧 후천선경이다. 이 때 후천에는 우주순환론적 의미가 담겨 있고, 선경에는 천지공사로 열려지는 조화의 경계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리된 의미의 종합을 넘어서 후천선경은 우주의 가을철과, 이때 지상에 강세한 인존상제의 주재적 권능, 이 양자를 공시적, 통시적 으로 이해할 때 그 뜻이 분명해질 것이다.

 

선천과 후천, 그리고 후천개벽

  후천은 무엇이고 그 때는 언제인가? 후천은 선천에 짝을 이루는 말이다. 우주 일년 129,600년에서 봄과 여름의 5만년을 선천이라고 하고 가 을 5만년을 후천이라고 한다. 증산 상제님은 선천을 악으로 먹고사는 세상, 금수와 같은 세상이라 하고[금수대도술], 후천을 선으로 먹고사 는 세상, 사람과 신명이 하나가 되는 조화선경이라 하였다[지심대도술]. 금수와 같은 세상이라 함은 인간이 탐음진치(貪淫瞋癡)라는 본능적 인 욕구에 따라 서로 싸움으로써 원과 한을 맺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선천은 상극의 이치가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투쟁이 일어나게 되어있다. 그러나 상극의 이치는 우주가 스스로를 전개해 나가 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연적인 것이며, 상극의 이치가 작용함으로써 생명의 탄생이 가능한 것이다. 극(克)을 통한 생(生)의 발현이라고 하는 우주의 역설이 펼쳐지는 세상이 선천이다.

  그러나 선천 말에 가면 극(克)을 통한 생의 발현이라고 하는 역설적 조화는 그 균형을 상실하게 된다. 이제 극은 생의 발현과 성장을 지나서 생명을 파괴하는 단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 때 우주는 그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스스로 궤도를 수정한다. 여름과 가을의 길목에서 바뀌는 변화는 우주의 전체적인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우주의 체계가 양적 변화의 단계를 넘어서 질적으로 변화 하는, 그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총체적 변화를 후천개벽이라 한다. 후천개벽은 이처럼 우주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때를 맞아 일어나는 필연적 우주운동이다.

 

후천선경은 후천개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후천선경은 개벽, 더 정확히는 후천개벽을 통해서 현실화된다. 즉 선천 상극의 우주질서는 개벽을 통해서 후천 상생의 질서로 전환된다. 이 는 기울어진 지축이 바로 서는 과정에서 천지의 질서가 바뀌기 때문이다. 선천에서 지구의 축은 23.5도 기울어져 있고, 그러한 상태에서 천 지는 음보다 양이 더 강대한 작용을 하게 된다. 양의 강력한 작용은 천지만물을 대립하고 투쟁하도록 하며 그 과정에서 원과 한을 축적하게 된다.
상극의 극한 상태에서 이제 우주는 새로운 상태로 전이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기울어진 지축은 바로 서게 된다. 이제 선천의 양과 음의 부 조화는 지축정립을 통해서 조화롭게 된다.
즉 음과 양의 작용이 동등해 지면서 천지 만물의 관계도 상극에서 벗어나 상생의 관계를 이루게 된다.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화합하고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살림의 기운을 주고받는다.

  이제 우주는 처음 선천개벽할 때의 조화로운 상태로 원시반본하여 생명의 참된 본성을 회복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서 상생의 이 치는 곧 선경의 우주론적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선천의 모든 문화의 정수를 모아 통일한 열매- 선경문명

  그렇다면 선경(仙境)은 무엇인가. 선경이란 선(仙)의 경계, 즉 선의 경지가 펼쳐진 세상을 말하며, 인간과 신명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롭게 살아 가는 세상이며, 천지만물이 생명의 극치를 추구하는 때이며, 문명(文明)과 선술(仙術)이 함께 하는 도술문명(道術文明)의 세상이다. 이러한 선 경의 구체적 모습은 바로 천지공사를 통해 현실화된다.

후천선경의 선은 유불선(儒佛仙)이라 통칭할 때의 선이 아니다. 유불선의 선은 유,불과 병립하는 선이지만 증산도의 선은 유불선을 통일한 선 이다. 이에 대해 증산 상제님은

  “이제 불지형체(佛之形體)하고 선지조화(仙之造化)하고 유지범절(儒之凡節)의 삼도(三道)를 통일하느니라. 내가 유불선 기운을 쏙 뽑아서 선(仙)에 붙여 놓았느니라”(『도전』 4:16:6-8)

고 한다. 즉 기존 문화의 근원인 유불선의 정수(精髓)를 모아 통일시킨 것이 증산도의 선, 후천선경의 경지라는 것이다.

  상제님의 명을 받고 후천 오만년 운수를 예견한 최수운은 이것을 특별히 무극대도(無極大道)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의미의 선을 증산도 에서는
“성숙의 관왕도수”(『도전』 2:118:10)로 풀이한다. 성숙의 관왕도수는 후천 문화와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며, 도솔천의 천주 에 의해서 현실화된다. 따라서 증산도의 후천선경은 미륵의 용화세계이며, 옥황상제의 조화세계이고, 천주의 지상천국, 곧 천지대동세계이다.

 

선경을 여는 근원적 힘은 인간의 일심세계로부터

  후천개벽과 이를 통한 후천선경은 이처럼 후천과 선경의 조화, 우주의 이치와 주재자의 주재가 조화됨으로써 가능하게된다. 즉 후천선경은 우주1년의 순환 속에서 그 의미가 온전히 드러나며, 또한 천지를 주재하는 증산 상제님의 천지공사에서 그 가능성이 열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양자에 더하여 인간의 일심은 선경의 실천적 힘이다. 즉 천지일심(天地一心)으로 우주의 가을을 맞이하는 일꾼의 심법에서 실현되 는 세상이 바로 후천선경이다. 이 말은 후천선경이란 관념의 세계나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 우주의 순환원리에서, 인존상제로서 9년간 집행한 천 지개조공사에서, 그리고 하나된 인간의 마음과 실천에서 가능해지는 실질적 세계, 인간이 살아서 맞이하게 될 후천의 새로운 세상이란 것을 뜻한다.

 

앞으로 올 후천은 정음정양의 세계

  천지공사는 자연개벽, 문명개벽, 인간개벽을 통해서 후천의 새 세상을 여는 한 축이다. 즉 우주의 가을에 천지자연의 순환으로 열리는 후천개벽과, 그 자연의 순환과 함께 하는 주재자의 천지공사는 후천선경의 바탕이다.
천지공사는 우주의 가을에 인존상제로 이 땅에 강림한 우주 주재자의 구원프로그램이며, 이를 통해 선천 상극의 병든 하늘과 땅, 위무와 이기에 찌든 문명, 마음의 본성을 상실한 인간은 새로운 하늘과 땅, 상생의 문 명, 생명의 본성을 회복한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된다.

후천개벽이 선경의 우주적 형식이라면 천지공사는 선경의 내용이다. 이 양자를 통해 천지와 문명과 인간은 그 본래적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천지공사를 통해 새롭게 그 도수가 정해진 후천선경은 구체적으로 어떤 세상인가? 먼저 후천은 정음정양의 세상이다.

  후천선경을 위해서는 선천의 음양질서가 개벽되어야 한다. 묵은 하늘은 편음편양(便陰便陽) 혹은 독음독양(獨陰獨陽)으로 우주의 창조적 생명력을 고갈시키고 있다. 따라서 생명력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음양의 조화를 맞추어야 한다. 음양의 부조화가 곧 상극의 이치를 낳고, 이는 다시 천지만물의 본성을 억압하는 궁극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증산 상제님은

 
“선천에는 음양이 고르지 못하여 원한의 역사가 되었으나 이제 후천개벽을 열어 새 천지를 짓나니”(『도전』 11:64:12)

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후천선경은 바로 우주의 음양이 그 조화를 완벽하게 이루는 세상, 그리고 억음존양의 부조화로 인한 원한과 살기가 청산 되어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상생의 화기가 감도는 세상, 그리고 선천에 억압받던 여성이 해원되어 남녀동권을 향유하는 세상임을 알 수 있다. 후천 의 도운을 열어가는 수부공사 또한 음양의 질서 즉 정음정양의 의미에 따라 이해할 수 있다.

 

신과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신인합일의 조화세계

  이러한 후천선경은 또한 삼계가 열리고 그 열린 삼계에서 인간과 뭇 생명이 서로 넘나드는 합일과 통일의 세상이다. 신으로 가득한 신성 그 자체인 우주에서 신은 우주의 근본이지만 선천의 상극세계, 닫힌 세계에서 신은 소홀히 취급되었고 인간의 삶에서 단절되었다. 그러나 후천의 새 세상은 신도가 크게 열려 그 본래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도로써 만사와 만물을 다스리면 신묘(神妙)한 공을 이루나니”(『도전』 4:41:3)라고 하는 것처럼 신도는 조화의 근원이다. 또 증산 상제님은

 
“천지만물이 생겨나고 신명들이 드나들어 우주만유를 통어하는 마음의 기틀과 문호와 길은 천지보다 더 큰 조화의 근원이니라”(『도전』 4:78:13)

고 하여 신도의 중요성과 그 신도가 작용하는 근원으로서의 마음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신묘한 조화를 낳는 것은 열린 마음과 그 열린 마음과 조우하는 열린 신도이다. 따라서 신을 알기 위해서는 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아는 것 즉 지심(知心)이 신묘한 조화를 이루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후천의 문화와 문명은 지심에 바탕을 둔 신묘한 조화의 세계이다. 증산 상제님은 이러 한 후천선경을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의 도술문명이라 한다. 증산도가 이야기하는 이상사회로서 선경은 곧 보이지 않는 신과 신명의 영역을 아 우르는 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신인(神人)문명과 신교(神敎)문명을 바탕으로

  이러한 지심대도술의 후천문명은 곧 신도를 인식하고 신과 하나가 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세상이다. 신과 하나가 되어 신을 대하므로 조화 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신은 인간을 위하게 되고 인간은 신을 위하게 된다. 증산 상제님은 이러한 세상을
“모든 일은 자유욕구에 응하여 신명 이 수종들며”(『도전』 7:36:3)라고 묘사한다. 이는 인간이 인간의 근원인 천지로 돌아가 천지와 하나가 될 때 가능하게 된다. 인간이 천지와 하 나가 된다는 것은 무궁한 생명을 얻어 선(仙)이 된다는 것이고, 신(神)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후천선경은 하늘과 땅이 인간을 구속하는 세상이 아니라 우주의 마음을 회복하여 영육이 조화롭고 천지와 인간이 교통하는 성숙 한 신인(神人)의 인존세상이다. 이는 곧 도성덕립의 후천에 성숙한 인간인 ‘도통군자’의 세상이 후천선경임을 말해준다.

도통군자의 세상은 신(神)과 성(聖)이 하나로 되는 신교문화, 상제문화가 새롭게 펼쳐짐을 의미한다. 신교문화는 곧 인류문화의 근원적 바탕을 이루는 신과 인간의 관계이다. 후천의 상제문화는 곧 신교문화이며, 이는 인류가 가진 가장 이상적인 신인관계가 그 근본을 되찾게 됨을 뜻한 다. 곧
“신교(神敎)는 뭇 종교의 근원이며 어머니 되는 뿌리 진리”(『도전』 1:9:4)이며, 천지 만물이 원시반본하는 가을 개벽기에 인류문명은 그 이상적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증산 상제님은

 
“옛적에는 신성(神聖)이 바탕을 세움에 성웅이 겸비하여 정치와 교화를 통제관장(統制管掌)하였으나 중고(中古)이래로 성과 웅이 바탕을 달리 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을 보지 못하였나니 앞으로는 원시반본이 되어 군사위가 한 갈래로 되리라”(『도전』 4:32:1-3)

고 하여 신교문명을 바탕으로 한 성웅일치의 사회, 정치와 종교가 통합되는 사회가 됨을 알려주고 있다.

 

신교문화의 본고장인 한국이 후천의 상등국이 되어

  이러한 후천선경에서 제사 문화의 본고장, 신교문화의 뿌리민족인 한국은 이제 세계일등국가가 된다. 이는
“동방의 한국은 본래 신교(神敎)를 닦아 상제님과 천지신명을 함께 받들어 온 인류의 제사문화의 본고향”(『도전』 1:1:5) 이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다. 이제 후천 오만년 동안 한 국의 태전은 세계통일정부의 중심이 되며, 지구촌은 한집안 한가족이 되어 우주일가 낙원문명이 열리게 된다.

  후천선경의 모든 가능성의 바탕에는 신과 인간의 조화로운 통일을 뜻하는 선이 매개되고 있다. 증산 상제님은 선을 매개로 해서 열리는 선경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주고 있다.

 
“후천에는 만국이 화평하여 백성은 원통과 한(恨)과 상극과 사나움과 탐심과 음탕과 노여움과 모든 번뇌가 그치므로 말소리와 웃음소리에 화기(和氣)가 무르녹고 동정어묵(動靜語?)이 도덕에 합하며, 불로장생하고 빈부의 차별이 철폐되며,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이 요구하는 대 로 빼닫이칸에 나타나며 모든 일은 자유욕구에 응하여 신명이 수종들며 운거(雲車)를 타고 공중을 날아 먼 데와 험한 데를 다니며 하늘이 나 직하여 오르내림을 뜻대로 하고 지혜가 열려 과거 현재 미래 시방세계(十方世界)의 모든 일에 통달하며 수화풍(水火風) 삼재가 없어지고 상서가 무르녹아 청화명려(淸和明麗)한 낙원으로 화하게 되리라.”(『도전』 7:3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