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 천지조화

진법(眞法; True Dharma)과 난법(亂法; Confusing Dharma) 본문

증산도는./증산도 일문일답

진법(眞法; True Dharma)과 난법(亂法; Confusing Dharma)

세덕 2012. 3. 16. 13:04

   진법(眞法; True Dharma)과 난법(亂法; Confusing Dharma)

 

‘진법(眞法)’은 어떠한 법(法)을 말하는가

  증산도에서 진법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우선 증산 상제님이 상제로서 내린 도를 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의 진법은 무극대도와 같은 의미이다. 예를 들어 수운이 유교의 테두리를 벗어나 진법을 들춰내지 못했다고 할 때의 진법이란 말이 이런 의미로 사용되었다.
증산 상제님은 선천상극의 운을 닫고 조화선경을 열기 위한 자신의 도를 무극대도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런 의미의 진법은 증산 상제님이 가르 쳐주고 낸 도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이런 의미로의 진법은 증산 상제님이 내고 또 고수부에게 전해졌다.

  진법의 두 번째 의미는 상제님의 도를 이 땅에 뿌리 내리게 만들고 지구촌 문명을 개벽하여 새로운 문명을 개척할 문화적 역량을 말한 다. 이러한 문화적 역량은 증산 상제님이 가르쳐준 진리를 올바르게 깨닫고 실천하는 구도행위와 정신자세로부터 나온다. 이 두 번째 의 미의 진법은 난법이 나온 후에 등장하게 된다. 증산 상제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래 인간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큰 병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이제 모든 일을 풀어놓아 각기 자유행 동에 맡기어 먼저 난법을 지은 뒤에 진법을 내리니”(『도전』 4:27:1)

 

진법(眞法)과 난법(亂法)은 어떻게 다른가

  인간은 무엇보다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유롭게 자신의 욕구를 추구할 때 진정한 자유를 맛볼 수 있다. 따라서 증산 상제님은 인간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허락한다. 문명의 발전도 이러한 자유로운 욕망추구가 바탕이 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난법도 이러한 인간의 자유로운 욕망추구로부터 나온다. 난법은 진법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넓게는 선천의 모든 종교들을 난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선천종교들은 부분적으로 진 리를 간직하고 있다. 전적으로 그릇된 난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천 종교들의 진액을 흡수하여 등장한 것이 증산도이다.

 

좁은 의미로서의 난법

  한편 좁은 의미로의 난법은 증산 상제님의 어천 이후, 지금까지 나타난 증산 상제님의 가르침을 좇는다는 모든 교단들과 그 교단들의 가르침을 일컫는 말이다. 증산도의 초기도운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의미로의 난법은 초기부터 우후죽순처 럼 등장하였다. 증산 상제님의 친자성도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교단을 창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성도들로부터 도를 전수 받은 많은 신도들도 독자적인 교단을 차린 경우가 많았다.

  보천교의 교주 차경석은 말할 것도 없고 증산 상제님의 수석성도였던 김형렬도 미륵불교라는 교단을 창립하고 교주로 자 처하였다. 태을주를 3년동안 주송하였다는 안내성, 증산 상제님이 만국대장으로 임명하였던 박공우, 그 외에 증산 상제님 의 천지공사에 참여하였던 이치복, 문공신, 김광찬 등도 각각 독자적인 교단을 창건하였다. 심지어는 증산 상제님의 유일 한 혈육이었던 딸 강순임도 교단을 조직하였다.

  또 증산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친자성도들로부터 도를 전해 받아 교단을 창설한 사람들도 많 았다. 순천교의 장기준, 인도교의 채경대, 동화교(해방 이후에는 증산교 대법사라고 이름을 바꾼다)의 이상호, 이정립 등등. 이리하여 증산 상제님의 어천 후 초기 도운시대에는 다양한 교단들이 난립하는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이러한 난맥상은 증 산 상제님이 이미 예견한 것이었다. 증산 상제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일이 장차 초장봉기지세로 각색이 혼란스럽게 일어나 잡화전 본을 이루리라."(『도전』 6:81:1)

 

‘판 안 난법’과 ‘판 밖 난법’

  이러한 다양한 조직들과 교단들은 모두가 난법이었다. 모두가 증산 상제님의 도를 말하지만 그 도를 온전히 가르치지 못 하고 일면만을 가르치거나 왜곡된 가르침을 전했던 것이다.

  그런데 초기 도운 역사에서 나타난 좁은 의미의 난법들을 대체로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판 안의 난법”이다. 이는 증산 상제님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받았던 성도들이 세운 것이었다. 이들의 교리는 증산 상제님의 가르침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판 밖의 난법”은 증산 상제님의 어천 이후 개인들이 스스로 도를 깨쳤다거나 증산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았다는 주장으로부터 기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조철제의 경우이다. 후에 태극도를 창건하게 되는 조철제는 자신이 천존상제로부터 천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삼계의 진주이며 증산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도통을 이어받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는 또 증산 상제님의 여동생인 선돌부인에게 접근하여 현무경과 주문서를 얻은 후 자신이 진법의 진주라고 선언하였다.
조철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도통을 위해 범죄적인 수법을 꺼리지 않았다. 증산 상제님의 성골을 도굴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1925년 전북 태인에서 무극대도교를 설립하고 그 교주가 되었던 조철제는 결국 자신을 옥황상제로 참칭하였다. 이 무극대도교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이 대순진리회로서 현재의 대순진리회도 무극대도교와 마찬가지로 조철제를 옥황상제 로 숭배하고 있다.

 

"먼저 난법을 지은 뒤에 진법을 내리니" (도전 4:27:2)

  왜 선천에서 난법은 불가피할까? 그것은 선천에서는 우주가 아직 성숙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과 문화 가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리를 보는 눈이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난법이 황행하면서 서로 자신의 주장을 갖고 싸우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판이 무르익는다. 이 과정에서 진법이 출현하여 난법과 투쟁하며 자신을 성숙시켜 간다. 초기도운의 역사는 이러한 점을 분명히 드러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난법자들의 정신은 병들어 있기 때문에 진리를 보거나 깨닫기 힘들다. 그들은 증산 상제님의 말을 제멋대로 해석 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교리는 혼란스럽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도덕적으로 부도덕한 경우가 많다. 난법자들에 대해 증 산 상제님은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다.

 
"나의 도를 열어갈 때에 난도자들이 나타나리니 많이도 죽을 것이니라. 난법난도하는 사람 날 볼 낯이 무엇이며, 남을 속인 그 죄악 자손까지 멸망이라." (도전 6:11:1-2)

 

진법을 여는 ‘진주(眞主)’, 대두목(大頭目)

  진법은 어느 날 갑자기 도통한 사람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난법이 횡행한 후에 진법이 출현하고 난법과의 투쟁과 더불어 진법이 성숙하는 것이다.
고수부는 자신이 진법의 씨앗을 뿌리는 사명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대흥리 교단은 이러한 사명을 맡은 첫 교단이었다.
그러나 곧 난법이 드센 기운으로 횡행하였다. 증산 상제님을 직접 모셨으며 대흥리 교단 주역의 한 사람이었던 차경석은 증 산 상제님의 가르침을 왜곡하고 난법교단인 보천교를 세웠다. 이후 다양한 난법들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난법 가운데서 진 법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된다. 바로 대두목이 이러한 역할을 할 인물이다.

  대두목은 진법의 실천자로서 고수부가 개척한 대도창업의 맥을 이어받아 선천 인류문화를 통합하여 후천문명을 열 게 된다. 이 대두목 밑에 천지의 일꾼들이 모여들어 후천선경을 위한 건설사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대두목은 또한 진주이다. 이러한 대두목을 위해 증산 상제님은 진주도수를 붙였다. 진주가 출현하기 이전에 많은 가짜 두목들 즉 가진주(假眞主)들이 출현하게 된다. 증산 상제님은 ‘가구(假九) 진주(眞主)치기 노름’에 비유하여 끝판에 진주가 판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진법은 대두목과 함께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